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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역대급 운임에 중소 해운사도 실적 '쑥쑥'

SM상선, 1분기 만에 지난해 연간 영업익 벌어

2021-05-10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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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해상 운임 고공행진이 계속되면서 중·소형 해운사들의 1분기 실적도 활짝 꽃을 피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운임 오름세가 더욱 가팔랐던 컨테이너선사들의 선전이 기대되는 가운데 시황 회복에 힘입어 기업공개(IPO)와 유상증자 같은 자금 조달 움직임도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SM상선은 올 1분기 1200억~13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파악된다. 이 회사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1206억원이었는데, 1분기 만에 이를 뛰어넘은 것이다.
 
SM상선은 HMM(011200)(옛 현대상선)과 함께 국내 주요 컨테이너선사로, 파산한 한진해운의 알짜 노선을 인수해 2017년 3월부터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했다. 출범 이후 3년간은 영업손실이 이어졌지만 작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컨테이너선 운임 상승으로, 지난해에는 흑자 전환과 함께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바 있다. 곡물·석탄 같은 건화물을 운송하는 벌크선사들도 운임 상승에 따른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해상 운임이 오르면서 대형사에 이어 중·소 해운사들도 1분기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사진/SM상선
 
에이치라인해운은 지난해 매출 7005억원, 영업이익 1858억원을 기록하며 6년 전 사모펀드(PEF) 한앤컴퍼니 인수 때보다 2배 이상 높은 실적을 달성했다. 올해에는 이보다 더 큰 폭의 이익을 낼 것이란 관측이다. 에이치라인해운은 한앤컴퍼니가 인수한 한진해운 벌크전용선 사업부에서 출범한 업체다. 30만톤(t)급 초대형 철광석 운반선을 포함해 모두 43척의 선대를 운영하고 있다.
 
SM그룹의 벌크선 계열사 대한해운(005880) 또한 최근 5년 1분기 실적 중 최고인 350억원대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장기 계약이 많은 벌크선 사업 특성상 컨테이너선사들보다 실적 증가 폭이 크진 않지만 해상 운임 상승에 따라 당분간 수요는 꾸준할 것이란 전망이다.
 
호황에 힘입어 올해 해운사들의 부채비율도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큰 형님인 HMM의 경우 2019년 557%였던 부채비율을 지난해 455%까지 낮춘 바 있다. HMM, 팬오션(028670), 대한해운, 폴라리스쉬핑의 지난해 수익 대비 순차입금(순부채) 비율도 전년 8.3%보다 2배가량 낮은 3.8%를 기록했다. 이들 기업의 2016년 수익 대비 순차입금 비율은 92.7%였다.
 
이처럼 시황 개선에 따라 재무구조가 탄탄해지자 IPO를 추진하는 움직임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SM상선과 에이치라인해운은 올해 하반기를 목표로 IPO를 준비 중이다. 국내 증시에 해운사가 입성한 건 14년 전인 2007년 KSS해운이 마지막이다. 에이치라인해운의 경우 2018년에도 IPO를 준비했지만 업황 침체로 결국 계획을 포기한 바 있다.
 
대한해운은 업황 회복을 발판 삼아 오는 6월 유상증자를 통해 1865억원의 자금을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조달한 자금은 차입금상환에 사용해 신용등급을 높이는 데 활용한다.
 
한편 해상 운임은 물동량 증가와 코로나19에 따른 항만 적체가 이어지면서 계속해서 고점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다. 컨테이너선 운임지수(SCFI)와 벌크선 운임지수(BDI)는 지난달 말 동시에 사상 최초로 3000을 찍었으며 이는 지난해보다 최소 3배 높은 수준이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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