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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등용

(인터뷰)“손실보상법 미련 없어…해외여행 제한이라도 확 풀어달라”

오창희 한국여행업협회 회장

2021-10-13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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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등용 기자] “‘위드코로나’가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본다. 정부에서 국민들이 해외여행을 갈 수 있는 판을 깔아주는 것이기 때문에 고무적인 부분이다.”
 
오창희 한국여행업협회 회장은 최근 서울 마포구 협회 사무실에서 진행한 <뉴스토마토>와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하며 정부가 추진 중인 위드코로나의 의미를 짚는 한편 여행업계 부활을 위한 정책 제언을 아낌 없이 쏟아냈다.
 
오창희 한국여행업협회 회장이 최근 서울 마포구 협회 사무실에서 <뉴스토마토>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정등용 기자
 
“여행도 심리가 중요…위드코로나 기대감 높아”
 
여행업계는 코로나19 여파에 한마디로 고사 직전이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실시한 ‘코로나19에 따른 여행업계 피해 전수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행업계 피해 규모는 약 7조4000억원에 이른다. 매출액은 2019년 8조6271억원에서 2020년 1조2142억원으로 7조4129억원이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협회에서 실시한 업계 피해 실태 전수 조사에서도 조사 대상 1만7664개 업체 중 폐업 신고완료 업체가 202개, 사실상 여행업이 아닌 업체가 428개, 사실상 폐업 상태인 업체가 3953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오 회장은 “여행사들은 공식적으로 정부의 영업제한 조치를 받지 않았을 뿐이지 사실상 영업 활동이 없어 1년 넘게 매출 제로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그간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며 위드코로나 진입에 대한 기대감도 고조되고 있다. 실제로 정부는 전 국민의 80%, 고령층의 90%가 접종을 완료하는 시점인 11월 초에 위드코로나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오 회장은 “여행도 심리적인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정부가 나서서 이런 사인을 준다면 여행 수요 회복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외여행 본격화…패키지 여행, 개인 여행보다 안전”
 
해외 하늘 길도 조금씩 열리고 있다. 정부가 사이판에 이어 싱가포르와 ‘트래블버블’(여행안전권역) 협정을 체결하면서다. 사이판 여행 상품은 이미 올 연말까지 예약자가 꽉 차며 완판됐다. 싱가포르의 경우 단체여행에 국한된 사이판과 달리 개인 여행객들에게도 격리를 면제해줘 더 많은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오 회장은 “트래블버블이 확대되면서 아웃바운드(한국인의 해외여행)는 사정이 나아졌지만 인바운드(외국인의 한국여행)는 여전히 고민거리”라면서 “외국인들의 입국이 코로나19를 확산시킬 수 있다는 인식은 해결돼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해외여행이 본격적으로 재개된다면 방역의 중요성도 보다 높아질 전망이다. 코로나19 이전엔 해외여행 중 방역에 대한 인식이 거의 없었다면 이제는 방역도 쉽게 지나칠 수 없는 부분이 된 것이다. 그리고 방역 측면에서 개인 자유 여행보다는 패키지 여행이 강점이 있다는 게 오 회장의 생각이다.
 
오 회장은 “젊은 여행객들이 간단하게 숙박 예약 등을 할 수 있게 되면서 자유여행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지만 패키지여행도 나름대로 경쟁력이 있다”면서 “외국의 안전한 숙소나 방역 관리가 잘 된 관광지에 대해선 개인 여행객보다는 여행사들이 많은 정보를 갖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손실보상법, 이미 끝난 일…카카오·네이버, 윈윈할 수 있어”
 
김부겸 국무총리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손실보상법 대상에 포함되지 못한 여행업과 공연업 등 경영위기 업종에 대해 별도의 지원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여행업계는 정부에 손실보상법 지원 대상 포함을 요구하기도 했지만 관철되지 못한 바 있다.
 
당시를 회상한 오 회장은 “오죽했으면 ‘차라리 집합금지를 시켜달라’는 말이 나왔을 정도로 억울해하는 분들이 많았다”면서 “손실보상법이 국회 통과까지 마무리 된 마당에 더 이상의 금전적인 지원보다는 여행사들이 제대로 영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위드코로나에 맞는 여행제한 완화를 정부에서 해줬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최근에는 네이버와 카카오 등 플랫폼 대기업들이 여행사업 진출을 선언하면서 일각에선 위기감도 감지된다. 하지만 오 회장은 플랫폼 대기업들과 중소 여행사들이 상생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는 “여행사들이 자사 여행 상품을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대형 플랫폼을 통해 판매할 수 있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다만 판매 수수료 부담이나 광고료, 홍보·마케팅비를 여행사에 일방적으로 전가하는 방식 등은 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등용 기자 dyzpow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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