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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남

(영상)금리 인상 전 은행채 발행 속도…대출금리 또 오른다

4대 은행, 보름새 3.3조 발행…월 평균치 근접

2021-10-1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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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다음달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은행들이 이달 들어 은행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을 서두르고 있다. 자금조달 경쟁이 심화하면서 은행채 금리가 상승하고 있어 대출 이자도 뛸 전망이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이 10월1일부터 15일까지 발행한 은행채는 총 3조3000억원이다. 이들 은행이 올 들어 9월까지 발행한 은행채 규모는 30조7951억원으로, 월 평균 발행액 3조4200억원에 근접했다. 
 
하나은행이 1조3400억원으로 가장 많고 신한은행 8800억원, 우리은행 7900억원, 국민은행 2900억원이다. 또 신한은행이 15일 5000억원, 같은 날 국민은행이 1200억원을 추가 발행했다. 
 
은행권 전체를 놓고 봐도 이달 들어 만기 채권을 상환할 목적을 뛰어넘어 잉여자금 성격을 나타내는 순발행액만 1조1500억원에 달한다. 올 9월까지 6조2450억원 순발행해 월 평균 약 7000억원씩 발행량을 늘린 점을 감안할 때 조달 속도가 갑작스레 올랐다.    
 
은행들이 서둘러 자금 확보에 나서는 건 한국은행이 다음달 기준금리 인상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12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임지원, 서영경 위원은 금리 인상 소수 의견을 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회의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다음 회의(11월25일)에서 금리 추가 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서 내년 1월에도 추가 금리 인상 전망하고 있는 만큼 은행들은 조금이라도 금리가 낮을 때 채권을 발행해 수익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은행채 발행 경쟁이 활발해지면서 채권 금리도 올라 차주들의 대출 부담 역시 덩달아 늘어날 전망이다. 0%대였던 은행채 금리는 8월 기준금리 인상 후 1%를 넘어섰고, 이달 들어서는 1%대 중후반까지 치솟은 상태다. 은행들의 조달 금리가 올라가는 만큼 대출 이자에 적용되는 기본금리가 상승해 대출 금리가 올라간다. 
 
실제 8월 기준금리 인상 후 대출금리는 빠르게 오르고 있다. 은행들이 취급한 8월 가계대출 평균 금리는 3.10%로 2019년 7월 이후 최고점을 기록했다. 기업대출 금리도 2.78%로 지난해 5월(2.83%) 이후 가장 높다.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 COFIX)도 9월 신규취급액 기준 1.16%로 전달 대비 0.14%p 상승했는데, 이에 따라 금리 변동 주기가 다가온 차주들은 당장 지난 16일부터 이자 부담이 올랐다. 
 
그럼에도 은행들은 여전히 예금 금리 인상을 통한 자금 확보에는 인색한 모습이다. 이자비용 0.1%로 낮은 대기성자금인 요구불예금이 4대 은행에서만 전월보다 10조5532억원 느는 등 유동성이 활발하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조달비용이 상승할 부담에 더해 계속해 가계와 기업 등 대출 총량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가계대출의 경우도 정부 규제에 따라 죄고 있는 상황이지만, 증가세를 늦췄을 뿐이지 총량이 멈추거나 줄어든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은행들이 기준금리 인상 전 자금 조달에 서두르면서 대출 이자 상승을 압박하는 가운데,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의 한 은행에 대출 관련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사진/뉴시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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