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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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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 건설사가 거리로 나온 이유

상호시장 개방에 과당경쟁 우려

2022-04-28 20:37

조회수 : 4,6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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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 건설사들이 건설 현장을 벗어나 밖으로 나왔습니다. 건설 산업 생산 체계 개편으로 전문-종합 공사업체 간 업역 구분이 사라지며 설 곳이 줄어든 까닭입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공고된 신규 건설업 등록건수는 총 7348건으로 전년 대비 2배가량 증가했습니다. 다만 조경, 토목·석공 등 단일 공사를 맡는 전문건설업체는 3174곳에서 3170곳으로 오히려 줄었습니다. 자진 폐업을 신고한 건설업 또한 전체의 91%가 전문공사업에서 나왔습니다.
대한전문건설협회,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 등 전문건설사업 종사자들이 12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앞에서 '전문건설 생존권 방치 국토부 규탄대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올해 1분기 전문공사업을 영위하는 건설사는 740곳이 문을 닫았는데 폐업건수는 전년대비 15.4% 증가한 수준입니다. 이에 반해 종합공사업을 영위하는 건설사 폐업신고건수는 72건으로 6.5% 줄었습니다. 주택시장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에도 종합건설사와 전문건설사의 행보가 갈린 셈입니다.
 
문제가 된 것은 ‘상호시장 개방’입니다. 정부가 건설 산업 선진화를 위해 지난 2020년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을 개정하며 종합·전문 공사 간의 상호 시장 진출이 가능해졌기 때문입니다.
 
현재 전문건설업에 등록하려면 기술인력 2인 이상에 자본금 1억5000만원이 있으면 되지만 종합공사업은 기술인력 5∼6인, 자본금 3억5000만∼5억원을 갖춰야 하는 탓에 종합-전문 공사업종 간 불균형이 발생한 것입니다.
2021년1월부터 10월까지 상호시장 진출 허용공사 현황 및 건설업 등록·폐업건수. (표=대한건설정책연구원, 국토교통부)
 
실제 과당 경쟁 사례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 보고에 따르면 조달청 발주 전문공사 입찰(국토15호선 포장 보수공사) 과정에서 종합공사업체 334곳과 전문업체 227곳이 참여한 바 있어서입니다. 소규모 공사를 놓고 전문업체보다 종합공사업체가 더 뛰어든 것입니다.
 
이 때문에 대한전문건설협회,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 등 전문건설사업 종사자들이 지난 12일부터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앞에서 '전문건설 생존권 방치 국토부 규탄대회'를 열고 건설업역 규제 폐지를 원점에서 재검토해달라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원자재 값 상승과 안전관리 기조 강화로 소규모 현장을 운영하는 전문건설업계의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공생할 수 있는 방안이 나올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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