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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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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의 각성한 네오처럼, 세상 모든 것을 재테크 기호로 풀어 전하겠습니다....
올수리된 집을 사라

인테리어 비용 급등…매도호가엔 감가 반영

2022-06-20 02:00

조회수 : 7,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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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1년 전에 구축 아파트로 이사하면서 지인에게 내부수리를 맡겼던 A씨는 최근 같은 동 이웃의 부탁으로 본인과 비슷하게 인테리어를 하면 얼마나 드는지 견적을 요청했다가 깜짝 놀랐다. 동일 평형인데도 본인이 지출했던 4000만원보다 1000만원 이상 비싼 견적서를 받았기 때문이다. 
 
물가 상승으로 건자재 가격이 급등해 건설업체들이 아파트 공사를 가려가며 수주한다는 얘긴 들었지만 인테리어 비용이 이렇게 오른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실제로 아파트 인테리어에 쓰이는 건자재 중 가격이 오르지 않은 품목을 찾아볼 수 없다. ‘올수리’의 기본으로 여겨지는 주요 품목만 살펴봐도 △주방에 필요한 MDF와 합판, 원목, 인조대리석, 씽크볼 △화장실에 들어가는 타일과 도기, 수전 △바닥 교체용 강화마루는 물론 벽지와 섀시, 목공사에 필요한 합판, 목재까지 주요 건자재 가격이 20% 안팎으로 올랐다. 
 
더구나 금리 상승 등으로 인해 아파트 거래가 위축되면서 이사도 뜸해져 일감이 줄었는데도 목공, 도배사, 타일공 등의 인건비는 크게 올라 전체 인테리어 비용 상승에 영향을 주었다. 
 
경기·인천지역에서 인테리어 업체를 운영하는 B씨는 “섀시만 해도 32평 기준으로 1200만원 정도 하던 모 회사 제품 가격이 지금은 2000만원을 넘는다”면서 “작년엔 평당 120만원 정도를 기본으로 해서 공사를 많이 했는데 지금은 평당 150만원으로도 빠듯하다”고 말했다. 
 
건자재가 폭등은 아파트 인테리어 비용 상승을 넘어 주택 구입 희망자의 매물 선택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사진=홈씨씨몰 영상 갈무리)
 
 
이에 따라 아파트 실수요자와 투자자들도 물건을 선택할 때는 이와 같은 현실을 적극 감안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인테리어가 필수적인 구축 아파트를 매입하는 경우 인테리어 여부를 따질 수밖에 없는데, 지금은 과거와 다른 판단 기준이 필요하다. 
 
집주인들이 수리한 집을 중개업소에 매물로 내놓는 경우 인테리어 비용을 전액 더해서 희망 매도가격을 정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인테리어 공사를 언제 했느냐에 따라 반영하는 정도가 다르지만 최근에 했다고 하더라도 비용 전액을 더해 내놓으면 팔리지 않기 때문이다. 인테리어의 가치를 그렇게 쳐주지 않는 것이 중개시장의 상식이다. 
 
C씨는 며칠 전 경기도 소재 아파트 단지에서 물건을 찾다가 중개업소의 안내로 올수리 인테리어를 한 집을 보고 왔다. 현관부터 집안의 구석구석 집주인이 매우 공을 들인 것을 한눈에도 느낄 수 있었다. 기본적인 인테리어는 물론 고가의 샹들리에와 베란다에 설치한 독일산 폴더 도어, 문주가 없어 비용이 배로 든다는 히든 방문 등 각 부문별로 좋은 제품을 쓴 것도 확인했다. 
 
전용면적 84㎡형인 이 집의 호가는 8억5000만원. 같은 평형의 다른 매물은 7억8000만~9억원으로 호가가 넓게 형성돼 있었다. 중개업소에서는 싼 가격은 저층이거나 집 수리를 하지 않은 매물이고 9억원은 올수리한 집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3~4월 실거래가는 7억7000만원부터 8억5000만원까지 신고돼 있었다. 
 
대충 계산해도 평균 시세에 인테리어한 값을 4000만원 이상 더한 것으로 보였지만 C씨는 고민 끝에 이 집으로 낙점했다. 6000만원을 들였다는 집주인의 설명이 거짓말 같지 않았고, 만약 7억8000만원인 매물을 사서 이 집과 같은 수준으로 공사를 하려면 지금 시세로는 8000만원 이상 어쩌면 9000만원 넘게 돈을 써야 할 것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 공사를 하려면 3주 이상 집을 비워야 하고, 중간에 공사 상황을 챙겨야 하며, 제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을 경우 받을 스트레스와 공사 후 A/S 관련 분쟁 가능성도 각오해야 한다. 
 
무엇보다 C씨는 투자 목적이었기 때문에 매매 계약금을 치르는 동시에 세입자도 구해야 하는데 빠른 시일 내에 전세를 맞춘다는 보장이 없었다.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받아 매매 잔금을 치를 계획이라서 이를 위해 전세를 시세보다 조금이라도 싸게 내놓아야 하는 문제도 있었다. 
 
C씨가 아니라도 건자재 비용이 치솟은 요즘 같은 때는 집주인이 쓴 인테리어 비용을 전액 지불해도 손해가 아닌데 중개시장에서는 투입비용의 일부만 호가에 반영하는 것이 상식처럼 되어 있어 매수자 입장에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수리된 집을 계약하면서 동시에 전세 매물로 내놓는다면 인테리어 공사기간에 구애받지 않기 때문에 잔금일을 여유 있게 조정할 수도 있다. 
 
수리 안 된 집을 싸게 매수할 경우 본인의 취향대로 인테리어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그 집에서 오랜 기간 실거주할 목적이 아니라면 지금은 어느 쪽에 더 가중치를 둬야 할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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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의 각성한 네오처럼, 세상 모든 것을 재테크 기호로 풀어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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