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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채용 바늘구멍①)코로나 발발 후 계속 쪼그라들어

5대 은행 채용규모 5년째 감소세

2022-08-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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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코로나19 발발 이후 얼어붙은 채용시장이 회복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은행권이 앞다퉈 영업점 인력을 감축, 조직 슬림화를 꾀하면서 오프라인 영업점과 그에 따른 인력 감축이 가속화하는 양상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까지 KB국민·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은 하반기 채용일정을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새 정부가 출범한 만큼 채용규모를 늘려야 하는지 고심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은행권은 대규모 공개 채용 대신 수시·상시채용을 늘리며 필요한 분야의 인력을 뽑는 추세다. 실제로 과거 2000~3000명에 달했던 공채 규모는 최근 1000명대로 줄어들었다. 최근 4년간 공채 규모를 보면 2018년 3474명, 2019년 2669명, 2020년 1449명, 2021년 1248명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올 들어선 현재까지 신규 채용이 632명에 불과한 상태다.
 
지난 24일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에 참석한 시중은행장들은 하반기 채용 계획을 전한 바 있다. 신한은행장은 경력직 등을 포함해 700여명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고, 하나은행장 역시 예년과 비슷한 300명 수준으로 공채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른 은행들 역시 예년과 비슷한 수준의 대규모 채용을 진행할 것을 약속했다.
 
예년 수준의 채용 계획을 가까스로 확정하더라도 올해 1000명선을 넘기기도 어려울 전망이다. 은행 관계자는 "은행권 뿐만 아니라, 서비스업 전체에 인원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코로나19로 인한 디지털 전환이 이를 더 부추긴 영향이 있다"고 말했다.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말 기준 국내 일반은행의 총 임직원 수는 7만7085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7만8757명에서 3개월 만에 1672명(2.1%) 줄었다. 은행 임직원 수의 감소폭은 해마다 커진다.
 
지난 2018년 8만2739명에 달했던 일반은행 임직원 수는 2019년 8만2645명으로 94명 줄어드는데 그쳤지만, 2020년에는 8만1135명으로 1510명이 줄었다.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무려 2378명이 감소했다.
 
국내 은행들은 비용절감 차원에서 지난 20여년간 지속적으로 인력감축을 추진해오고 있다. 지난해 기준 임직원 수는 1995년 말과 비교하면 20% 이상 줄어든 규모다.
 
지난 24일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2022 금융권 공동채용 박람회'에 참가한 구직자들이 현장면접을 보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특히 전체 임직원 수가 감소하는 것과 달리 책임자 수는 증가하는 항아리형 형태의 인력구조가 나타나고 있다. 책임자급이 많은 항아리형 구조는 은행의 비용증가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신규 채용이 어려워지는 악순환을 반복시킨다.
 
제 2금융권인 카드사 사정도 마찬가지다. 대다수 카드사들은 하반기 채용과 관련해 아직 검토중이거나 계획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카드사들의 인재 확보는 꾸준히 감소세를 나타냈다.
 
카드사들의 경우 매년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빅테크와의 시장 진출에 따른 경쟁력 약화에 직면, 업황이 악화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소비회복으로 실적 반등에 성공했지만 하반기에는 이 같은 흐름을 장담하기 어렵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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