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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에 자기 사람들 심어놓고 윤심 팔이, 윤핵관은 흉악한 XX"

"윤심 팔이 하지 말라"…대통령실, 윤 대통령 격노 전하며 "윤핵관, 전면에서 사라져야"

2022-08-31 15:30

조회수 : 7,8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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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대통령실이 국민의힘 내분 과정에서 '윤심'이 거듭 언급되자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윤핵관 추천 라인을 비롯해 여의도 정치권 출신들을 대상으로 대통령실 인적쇄신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이를 무시한 채 윤핵관들이 윤심을 앞세우는 것에 대해 "흉악하다"는 격한 반응까지 나왔다.
 
오히려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국민의힘 지도부 공백 사태와 관련해 '윤핵관 책임론'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지방선거 대승으로 당정이 힘을 모을 적기를 마련했음에도 내부 권력 암투에만 몰두했다는 시선이 짙다. 이준석 대표에 대한 윤리위 징계를 '궐위'가 아닌 '사고'로 규정해, 이 대표가 살아날 불씨를 마련해 줬다는 평가와 함께 대통령과 사적으로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를 유출한 것에 대해서도 계속해서 말이 나오고 있다. 비대위 출범 또한 법적 하자 등을 철저히 따져보지 못한 채 강행한 끝에 이번 사태를 초래했다는 원망도 여전하다. 결국 이 모든 여당의 내홍은 윤 대통령 부담으로 돌아왔다는 해석이다. 
 
윤 대통령이 권성동 원내대표의 면담 요청을 받아들여 지난 28일 회동했지만, 이 자리에서도 의원총회 결의를 존중해 사태 수습에 방점을 찍었을 뿐 권 원내대표의 거취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그 어떤 힘을 싣는 발언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권 원내대표가 새 비대위 출범으로 사태를 수습한 뒤 스스로 거취를 정하겠다고 윤 대통령에게 말했다는 게 대통령실 복수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대통령실은 권성동 체제는 이미 상처를 입을 대로 입으며 리더십을 상실했다는 기류가 크다. 윤핵관 중 윤핵관으로 꼽히던 장제원 의원도 상처투성이가 됐다는 평가다. 여기에 권 원내대표가 "대선 일등공신"으로 스스로를 칭하면서 대통령실 내의 불편한 기류도 노출됐다. 사퇴 압력을 받던 권 원내대표는 지난 29일 당 회의에서 "제가 자리에 연연했다면 대선 일등공신으로서, 대선 기여자로서 인수위 참여나 내각 참여를 요구할 수도 있었으나 저는 일찍이 포기한 바 있다"며 자신의 공로를 정당화했다. 여기에 30일 의원총회를 전후해 대통령과 권 원내대표의 회동 사실이 전해지며 윤심 여부에 의원들이 술렁이자 이를 의도된 흘리기로 보는 의심도 더해졌다.  
 
이에 대통령실은 "윤심 팔이 하지 말라"고 강한 경고를 보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31일 <뉴스토마토>에 "윤심을 팔고 다니는 사람들의 식솔들이 다 도끼로 내찍혀지고 쫓겨나고 있는데, 윤심이라고 하면 그 말이 설득력이 있느냐, 그게(윤심팔이) 먹히냐"고 반문했다. 또 "대통령이 '니(윤핵관)가 심어놓은 사람들이 다 내 사람인 줄 알았더니, 내 사람이 될 거라고 생각하고 심어놨더니 니 사람이었다? 니 사람을 우리 집에 다 집어넣어놨다는 거지? 너를 위해서 인사를 그딴 식으로 했다는 거지? 이제 보니까 이X 흉악한 XX네'라고 생각한 것"이라고 윤 대통령의 격한 의중을 날 것대로 전했다.
 
또 다른 여권 고위 인사도 "윤핵관들이 지금 윤심팔이를 하고 있다"며 "대통령 지지도가 저렇게 추락하게 된 원인 제공자가 윤핵관들인데 (마치)훈구 대신인양 행동하고 있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다른 인사는 권 원내대표가 윤 대통령과 주고받은 텔레그램 메시지를 유출한 것을 언급하며 "당 내홍의 결정적 계기였다. '체리 따봉' 문자가 불거지면서 문제가 커지기 시작했다. 결국 그 문제부터 풀어야 된다"면서 권 원내대표 책임론을 제기했다. 또 "권성동·장제원이 전면에 자꾸 나서니까 당이 싸늘한 여론만 받고 있다"며 "민심을 달래는 방법은 윤핵관이 전면에서 사라지는 것밖에 없다"고 단정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왼쪽)과 권성동 원내대표.(사진=연합뉴스)
 
대선과 지방선거 승리 이후 권성동·장제원 의원은 계속 충돌을 빚으며 윤핵관 경쟁을 벌였다. 다만 여의도 출신을 겨냥한 대통령실의 인적 개편과 당내 자신들에 대한 비토가 공개적으로 분출되기 시작하자 다시 연대하는 방향으로 틀었다. 원내대표(권성동)와 당선인 비서실장(장제원)으로 충돌 없이 길을 걷던 두 사람은 장 의원 주도의 민들레(민심 들어 볼래) 출범을 권 원내대표가 저지하면서 1차 충돌이 벌어졌다. 대통령실 및 정부와의 소통창구를 두고 벌어진 갈등이었다. 이후 이 대표 윤리위 징계를 놓고 권 원내대표는 '사고'에 따른 당대표 직무대행을, 장 의원은 '궐위'에 따른 비대위 전환과 조기 전당대회를 고집하며 2차 충돌을 빚었다. 권 원내대표의 문자 유출을 계기로 두 사람은 3차 충돌까지 이어졌다. 장 의원은 권 원내대표의 당대표 직무대행을 간접적으로 압박, 비대위 출범을 이뤄냈다. 버티던 권 원내대표는 최고위원들의 줄사퇴에 항복했다. 하지만 법원 판결로 비대위 출범이 무효가 됐고, 두 사람은 이러다가 비윤계가 당권을 잡을 수 있다는 생각에 일시적으로 힘을 합쳤다.  
 
내전에 휩싸인 두 사람을 바라보는 윤 대통령의 시선은 예전 같지 않다는 게 복수의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절대적 신뢰에서 불신과 격노로 급격히 선회했다는 기류는 곳곳에서 감지된다. 특히 두 사람은 전화 한 통으로 대통령실이 돌아가는 사정 등을 한 눈에 파악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자신들이 심어둔 사람들 덕분이었다. 또 장 의원의 경우 김승희 전 복지부장관 후보자와 박순애 사회부총리겸 교육부 장관을 윤 대통령에게 추천한 장본인으로, 결과적으로 인사 실패가 되면서 윤 대통령의 눈 밖에 났다는 얘기가 나왔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흘러가자 장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2선 후퇴를 선언했다. 그는 "여당 중진 의원이자 인수위 시절 당선인 비서실장을 지낸 사람으로서 무한책임을 느낀다"며 "앞으로 윤석열정부에서 어떠한 임명직 공직을 맡지 않겠다"고 몸을 낮췄다. 이어 "이제 지역구 의원으로서의 책무와 상임위 활동에만 전념하겠다"며 "계파활동으로 비쳐질 수 있는 모임이나 활동 또한 일절 하지 않겠다"고 했다. 장 의원은 "지금까지 언론이나 정치권 주변에서 저에 대해 사실과 다르게 말하거나 과도하게 부풀려져 알려진 것들이 많이 있지만, 모든 것이 저의 부덕"이라며 "당이 갈등을 최소화하고 빨리 정상화 됨으로서 윤석열정부를 성공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에서 윤핵관을 대체하는 세력으로 4선의 윤상현 의원이 부상하고 있다는 얘기도 심심치 않게 흘러나오고 있다. 윤 의원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도 당시 윤 후보를 물 밑에서 드러나지 않게 도왔다. 대대적인 인적쇄신과 맞물려 대통령실 세력구도도 재편되고 있다. 여의도 출신의 윤핵관 라인이 힘을 잃고 윤 대통령 직계인 검찰 출신들이 주축이 되었다는 해석이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이날 한 라디오에서 "윤핵관의 시대에서 검핵관의 시대로 지금 넘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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