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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시험과 생동성시험은 어떻게 다를까

신약이라면 임상, 동일 성분 제네릭이면 생동성

2022-11-21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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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시험이 신약을 개발할 때 거치는 과정이라면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은 오리지널 약과 같은 수준의 제네릭을 만들 때 밟는 단계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제약업계를 이해하기란 어렵다. 자칫하면 독이 될 수도 있는 성분으로 몸에 좋은 약을 만드는 산업이니 과정이 길고 복잡한 탓인데, 진입장벽을 높이는 또 다른 요인은 용어다.
 
이해를 방해하는 용어 중에는 일상생활에서도 심심치 않게 쓰는데 정확히 알기는 어려운 것들이 더러 있다. 임상시험과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이 대표적이다. 임상시험은 보통 '임상'으로 줄여 부른다.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도 생동성시험으로 더 자주 표현된다.
 
두 시험 모두 의약품 허가를 받기 전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하는 절차다.
 
안전성은 이 약을 먹어도(경우에 따라서 주사하거나 피부에 붙이기도 한다) 몸에 무리가 되지 않는지로 확인한다. 주로 부작용이나 이상반응을 살핀다. 약물과의 인과관계가 확인되면 부작용, 그렇지 않으면 이상반응으로 나눈다.
 
유효성은 약물이 몸에 들어갔을 때 예상했던 만큼의 효과를 나타내는지 보는 개념이다. 치료제로 개발된 약물은 특정 질병이나 상태를 낫게 하는 효과로, 백신처럼 예방이 목적인 약물은 예방효과로 유효성을 가린다.
 
임상과 생동성시험을 나누는 기준은 어떤 약물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따지느냐다.
 
답은 간단하다. 세상에 없던 신약을 만들 때는 임상, 이미 있던 약과 같은 성분으로 같은 수준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가진 약을 만들 때는 생동성시험이다.
 
각각의 특성을 살펴보자. 임상은 1상부터 3상까지 한다고 알려졌는데, 사실은 4상까지도 한다.
 
1상에선 주로 건강한 지원자에게 약물을 주고 흡수나 분포, 대사, 배설 등 여러 현상을 관찰하면서 안전성도 확인한다. 1상을 잘 마친 약물은 2상으로 넘어간다. 2상에선 용법·용량과 적응증 검토가 이뤄진다. 적응증은 약이나 수술로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는 질환이나 증세다. 3상은 허가 전 마지막 임상으로 1상이나 2상과 달리 대규모 인원에게 약물을 준 뒤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하는 과정이 치러진다.
 
3상에서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해 약물이 허가를 받으면 개발사의 품목허가 신청과 허가당국의 심사로 이어진다. 당국이 약물을 허가하면 출시된 뒤 시판 후 평가를 받는다. 이 과정이 임상 4상이다.
 
모든 임상 진행 과정은 개발사가 허가당국에 내는 임상시험계획에 따라 달라진다. 경우에 따라 임상 1상이 두 단계에 걸쳐 진행되기도, 1상과 2상이 같이 진행되기도 한다. 1상을 생략하고 바로 2상으로 진입하는 사례도 있다.
 
생동성시험은 임상에 비해 절차가 간단하다. 안전성과 유효성이 확인된 성분으로 시험을 진행한다는 명분이 있기 때문이다.
 
생동성시험은 특허기간이 만료된 약과 같은 주성분으로 다른 제약회사가 제네릭을 개발할 때 거치는 과정이다. 쉽게 이해하려면 오리지널 약과 이를 본떠 만든 제네릭으로 시험을 진행해 같은 수준의 지표가 나타나는지 확인하는 생각하면 된다.
 
생동성시험을 진행하려면 임상과 마찬가지로 지원자를 모집해야 한다. 지원자를 모집하면 보통 두 그룹으로 나눠 오리지널 약과 제네릭의 체내 흡수율, 최고 혈중농도 도달 시간 등의 지표를 비교한다. 비교 결과 오리지널 약과 제네릭이 생물학적으로 동등하다고 판단되면 허가당국의 허가를 받을 수 있다.
 
사족을 붙이자면 제네릭을 복제약이라는 우리말로 순화하기도 한다. 보건복지부가 '보건복지분야 전문용어 표준화 고시 개정안'을 내면서 제네릭이라는 말은 곧 복제약으로 바뀔 수도 있다. 굳이 따지자면 올바르지 않다고 봐야 한다. 복제약은 단순히 오리지널 약을 베껴 만들었다는 의미라면, 제네릭은 생동성시험을 거쳐 허가받은 의미이기 때문이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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