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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훈

'일부 완화'로 진단한 정부, '불황형 흑자'엔 선그어

"반도체 등 수출 물량 회복…반등·개선 조짐 있어"

2023-08-11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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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정부가 '경기 둔화' 진단을 내린 지 7개월 만에 한국 경제의 둔화 흐름이 '일부 완화'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무역수지와 관련해서도 "'불황형 흑자'가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중국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 효과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은 불확실성이 여전하다고 우려했습니다.
 
기획재정부는 11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8월호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 상승세가 지속해서 둔화하는 가운데 월별 변동성은 있겠지만, 반도체 등 수출 물량 회복, 경제 심리와 고용 개선 흐름 지속 등으로 경기 둔화 흐름이 일부 완화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대외적으로는 IT 업황 개선 기대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 리오프닝 효과에 대한 기대감과 제약 우려가 교차하고 있고 통화 긴축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향, 원자재 가격 변동성 등 불확실성이 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앞서 기재부는 1월 경제동향에서 "경기 둔화 우려가 확대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이후 2월에는 '우려 확대'에서 '둔화'로 진단 수위를 높였고 3월부터 이달까지 '경기 둔화' 판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승한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경기 저점에 대해 현재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본다"며 "저점을 지나칠 수도 있고 아니면 저점을 안 지났을 수도 있는데, 오랜 시간을 두고 나중에 전문가들이 판단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다만 그동안 경기 부진의 가장 큰 요인이었던 제조업과 수출 부문에서 어느 정도 물량적인 측면의 반등 또는 개선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지난달보다는 경기 판단에 대해 긍정적인 표현을 썼다"고 설명했습니다. 
 
올해 6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광공업 생산이 전월보다 1.0% 줄었지만, 서비스업 생산이 0.5% 늘어 전 산업 생산이 0.1% 증가했습니다. 
 
광공업 생산은 전기·가스업에서 늘었지만, 광업과 제조업에서 줄어 전월 대비 1.0% 감소했습니다. 전년 동월 대비는 5.6% 줄었습니다.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 대비 0.5% 증가했습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해서는 3.5% 증가했습니다. 예술·여가, 금융·보험업 등에서 늘었지만, 부동산업 등에서 줄었습니다.   
 
6월 소매 판매는 준내구재, 비내구재가 감소했지만, 내구재가 증가하면서 전월 대비 1.0% 증가했습니다. 7월 소매 판매는 백화점 매출 증가와 소비자 심리지수 상승 등은 긍정적 요인으로,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량 감소는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기획재정부는 11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8월호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 상승세가 지속해서 둔화되는 가운데 월별 변동성은 있겠지만, 반도체 등 수출 물량 회복, 경제 심리와 고용 개선 흐름 지속 등으로 경기 둔화 흐름이 일부 완화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은 지난달 2일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 야적장. (사진=뉴시스)
 
6월 설비투자지수는 기계류 투자가 줄었지만, 운송장비 투자가 늘면서 전월 대비 0.2% 증가했습니다. 건설 기성(불변)은 토목 공사와 건축 공사 실적이 모두 줄면서 전월 대비 2.5% 감소했습니다.
 
7월 수출은 반도체·석유제품 단가 하락 등으로 전년 동월 대비 16.5% 감소했습니다. 조업 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은 21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16.5% 줄었습니다.
 
금액으로 보면 7월 수출은 503억3000만달러, 수입은 487억1000만달러로 16억3000만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수출 감소에도 수입이 더 큰 폭으로 감소한 것에 따른 무역수지 흑자는 6월에 이어 2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승한 과장은 "계절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해 7월과 8월은 수출 금액 기준으로는 마이너스가 나타날 것"이라며 "9월에 수출의 마이너스 폭이 상당히 줄어들고 10월에는 플러스로 전환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그러면서 "수출 금액과 수입 금액이 모두 감소하고 수입 금액의 감소율이 수출 금액의 감소율보다 더 큰 필요 조건에 수출 물량과 수입 물량이 모두 감소하는 충분 조건이 더해진 것을 불황형 흑자라고 정의할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금액만 감소가 되고 물량적 측면에서 증가한 것은 불황은 아니기 때문에 유가의 하락 또는 에너지 가격 안정에 따른 무역수지 흑자가 보다 정확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7월 소비자심리지수(CSI)는 103.2로 전월 대비 2.5포인트 상승했습니다. 기업심리 실적지수(BSI)는 74로 2포인트 하락했고 전망지수(BSI)는 73으로 전월 대비 2포인트 하락했습니다.
 
현재의 경제 상황을 보여주는 올해 6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2포인트 하락했습니다. 하지만 향후 경제 상황을 나타내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3포인트 상승했습니다. 
 
7월 취업자는 전년 동월보다 21만1000명 증가했습니다. 실업률은 2.7%로 전년 동월 대비 0.2%포인트 내렸습니다.   
 
소비자물가는 6월 2.7%와 비교해 상승 폭이 2.3%로 축소됐습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식료품·에너지 제외지수는 3.3%, 농산물·석유류 제외지수는 3.9% 각각 올랐습니다.
 
기재부 측은 "폭염·호우 등에 따른 물가 불안과 피해에 신속히 대응하는 등 민생 안정에 역점을 두면서 하반기 경제 활력 보완, 대내외 리스크의 철저한 관리, 경제 체질 개선 노력을 병행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기획재정부는 11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8월호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 상승세가 지속해서 둔화되는 가운데 월별 변동성은 있겠지만, 반도체 등 수출 물량 회복, 경제 심리와 고용 개선 흐름 지속 등으로 경기 둔화 흐름이 일부 완화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은 지난 7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사진=뉴시스)
 
세종=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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