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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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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장석에서)좌초하는 '민주당'

2024-02-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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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지난 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예사롭지 않습니다. 49주 만에(2월20일 공표.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 정기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이 국민의힘에 정당 지지율 1위 자리를 내줬습니다. 오차범위 내라고는 하나, 의미하는 바가 심상치 않습니다. 이번 총선의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수도권과 충청권이 민주당 우세에서 원점으로 돌아갔습니다. 흔들리던 영남도 보수 기반으로 회귀했습니다. 40대와 함께 민주당을 떠받치던 50대는 중립으로 돌아섰습니다. 2030은 변동성이 큽니다. 중도층도 마찬가지입니다. 언제 말을 갈아탈지 알 수 없습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지난해 10월11일) 직후만 해도 민주당의 총선 압승은 자명해 보였습니다. ‘공천=당선’이라는 등식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퍼졌고, 자연스레 모두들 공천에만 혈안이 되었습니다. 공천 경쟁이 격화될수록 계파 갈등이 재연됐고, 여기에 신당 출현마저 더해졌습니다. 뿐만 입니까. 당대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오락가락 행보를 반복했고, 혁신과 쇄신 대신 '네탓' 공방만 난무했습니다. 거함 타이타닉은 그렇게 좌초되기 시작했습니다.
 
민주당이 강서 대승에 취해 일찌감치 샴페인을 터트린 순간, 국민의힘은 젊은 수장에 당의 운명을 맡겼습니다. 비록 그것이 형식이든, 내용이든 국민 다수는 한동훈의 국민의힘에서 ‘변화’를 엿봤습니다. 민주당이 한동훈을 ‘윤석열 아바타’로 치부했지만, 국민 시선은 달랐던 겁니다. 국민의힘을 괴롭히던 윤석열 그림자도 옅어졌습니다. 김건희는 아예 숨어버렸습니다. 윤석열과 한동훈이 분리되면서, 구도는 '윤석열 대 이재명'에서 '한동훈 대 이재명'으로 전환됐습니다. 윤석열 비호감이 갈 곳을 잃었다면, 이재명 비호감은 여전히 그대로였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12월29일 국회 민주당 대표실을 예방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많게는 70%에 달하던 정권심판론은 대체 어디로 갔을까요. 화살은 방향을 돌려 이재명으로, 민주당으로 향했습니다. 집안싸움 외에는 잘 하는 것 하나 없는 민주당을 향한 분노로 방향을 튼 겁니다. 절대 의석을 갖고도 오로지 정권 탓만 하는, 도무지 지향하는 철학과 가치를 알 수 없는, 그러면서도 개딸 횡포가 당론을 좌지우지하는 민주당에 대한 실망이었습니다. 이낙연을 지지하면 ‘무뇌아’ 취급을 하고, 이준석에 기대를 걸면 ‘매국노’ 취급을 하는, 그렇게 선거에서 끌어들이는 것보다 밀어내는 것에 혈안인 개딸 외침에 대체 누가 동의할 수 있단 말입니까. 벽을 보고 대화하는 느낌입니다. 후보들은 어떻습니까. “이재명을 지키겠다”는 구호 하나로 출퇴근길 인사를 하는 그들에게 돌아오는 것은 싸늘한 시선뿐입니다.
 
정신을 차려야 합니다. 김대중과 노무현, 문재인을 지지했던 사람들을 한 데 모아야 합니다. 거기에 이재명을 더해야 합니다. 이재명만으로는 이 난국을 헤쳐갈 수 없습니다. 희생도 필요합니다. 아직 누구 하나 자신부터 희생하겠다는 사람 하나 없습니다. 한동훈의 칼에는 '불출마'라는 명분이 있습니다. 어려울 것 같았던 중진들 재배치가 가능했던 배경입니다. 민주당도 그간 당대표 그늘에 숨어 자신과 주변의 안위만을 살폈던 친명 고위 당직자들의 불출마로 공천 잡음에 맞서야 합니다. 전열 재정비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상대에 대한 비난은 모두 거두고 민생을 놓고 국민과 대화해야 합니다. 국민의힘 정쟁을 메아리 없는 울림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것이 실력이며 정치입니다. 이번 총선이 '희망'을 주는 계기로 거듭나길 바랍니다. 
 
편집국장 김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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