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NXT)가 출범했습니다. 주식 투자자들로서는 한국거래소(KRX)의 경쟁상대가 생겨 더 유리한 쪽으로 주문 넣을 수 있게 됐단 사실보다는, 저녁 8시까지 주식을 거래할 수 있게 된 효용가치가 커 보입니다. 다만 주가 변동성은 각별히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른 저녁 뜬소문으로 급등락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SOR, 투자자 유리한 거래소로 알아서
4일 넥스트레이드가 개장식을 갖고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이날은 개장식에 맞춰 오전 10시부터 거래를 시작했지만 5일부터는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문을 엽니다.
이날부터 14일까지 2주 동안은 10개 종목만 NXT에서 병행 매매가 가능합니다. 코스피에선 △롯데쇼핑 △제일기획 △코오롱인더 △LG유플러스 △S-Oil, 코스닥은 △골프존 △에스에프에이 △동국제약 △와이지엔터 △컴투스 등입니다. 종목수는 3주차에 110종목, 4주차엔 350종목, 5주차인 3월31일부터는 800종목으로 늘어날 예정입니다.
증권거래소가 2개가 됐다고 해서 이용이 복잡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현재 증권사 매매시스템(HTS 및 MTS)의 시세, 주문, 차트 등 화면에 통합시세, KRX시세, NXT시세를 볼 수 있는 기능이 생성된 상태입니다. 원한다면 각각 선택해 볼 수 있고 주문도 지정해서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굳이 그럴 필요가 없는 것이, 투자자가 따로 거래소를 지정하지 않아도 스마트주문시스템(SOR, Smart Order Routing)으로 주문이 이뤄져 투자자에게 유리하게 주문이 접수되기 때문입니다. 만약 정규장 시간 중에 NXT를 지정해 주문한 후 체결되지 않으면, NXT 거래가 끝나는 저녁 8시까지 이 주문이 유지된다는 사실만 알면 됩니다.
장마감 후 공시·풍문에 NXT서 급등락 '위험'
(그래픽=뉴스토마토)
NXT의 진가는 정규장이 끝난 후부터 발휘될 전망입니다. KRX에선 오후 3시30분에 정규장 마감 후 3시40분부터 4시까지 시간외매매, 4시부터 6시까지 시간외 단일가 매매가 이뤄집니다. NXT는 정규장이 3시30분에 마감한 뒤 10분간 시가 단일가 매매를 적용한 뒤 3시40분부터 저녁 8시까지 애프터마켓이 진행됩니다.
이 경우 3시4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양 시장의 거래시간이 또 겹치는데요. 교통정리를 위해 NXT에서 거래 가능한 종목은 KRX 시간외 단일가 매매에서 제외됩니다. KRX가 완전히 멈춰서는 오후 6시부터는 오직 NXT의 시간입니다.
이로 인해 예상되는 우려도 있습니다. 기업들은 장중 주가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장마감 후 공시를 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KRX 체제에선 이 공시가 다음날 주가에 반영됐습니다. 당일 시간외 단일가에 영향을 주더라도 10% 가격제한폭이 있어 일정 수준으로 제한됐습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NXT에서 실시간으로 반응하게 된 것입니다. 뜬소문으로 주가가 급등락할 수 있고 피해도 예상됩니다.
예를 들어 A종목이 정규장에서 등락 없이 1만원에 마감한 후 NXT 애프터마켓에서 상한가로 직행, 1만3000원을 기록한 경우, 규정에 따라 다음날 정규장은 전일 마감가인 1만원에서 출발합니다. NXT에서 1만3000원에 매수한 투자자는 다음날 정규장에서 상한가로 올라야 본전입니다. 그런데 풍문이 사실이 아닐 경우, 그래서 주가가 안 오르거나 하락하면 전일 NXT 매수자의 손실은 눈덩이처럼 커지게 됩니다.
따라서 불확실한 소식에 휘둘려 NXT에서 급등락한 가격에 주식을 매매하는 일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낮에 주식 거래를 하기 어려운 직장인이 일과 후 거래하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