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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리

건설사 '동반성장 협약'.."정부가 하자니까"

협력업체 자금지원 등 골자..끌려가는 대기업

2011-04-15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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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우리기자] 15일 대형건설사와 4000여개 1차 협력사간 공정거래와 동반성장 협약을 체결했지만 뒷맛이 개운치 않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주도로 주요 건설사들은 이날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개최된 10개 대형건설사와 4005개 1차 협력사간 '공정거래 및 동반성장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공정거래 및 동반성장 협약' 체결에는 현대건설(000720), GS건설(006360), 대우건설(047040), 대림산업(000210), 롯데건설, 현대산업(012630)개발, SK건설, 두산건설(011160), 한화(000880)건설, 동부건설(005960) 등 10개 대형건설사가 참여했다.
 
협약의 주요 내용은 ▲공정한 하도급거래 질서 확립 ▲동반성장을 위한 자금 지원과 대금지급조건 개선 등이다.
 
이들 건설사는 대·중소기업간 계약체결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하도급거래 내부심의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공정한 하도급거래 질서를 확립하기로 했다.
 
또 약 2700억원의 동반성장 펀드 조성과 830억원의 직접지원, 네트워크론 조성 등 협력업체 자금지원도 해준다. 하도급대금 현금결제비율도 10개사가 최대 10%까지 늘리기로 했다.
 
하지만 건설사들의 속사정은 달랐다. 아직 준비단계거나 정부 정책에 마지못해 끌려가는 분위기였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동반성장을 담당하는 부서에서 오늘 협약식 이후 자료를 정리중인 것으로 안다. 정부 하는 일인데 안할 수는 없지 않느냐"며 마지못해 한다는 분위기였다.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우리 회사는 일정 한도내에서 협력업체에 자금지원을 하기로 했고 수십억원 규모의 펀드를 준비 중"라며 "정부 방침에 따라 최근에 준비했다"고 말해 정부의 지침이 있었음을 시인했다.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은 이날 협약식에서 "사회적 책임을 소홀히하는 기업은 국민과 사회로부터 사랑받는 기업으로 결코 남을 수 없다"며 "대형건설사와 협력사가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선순환적 기업협력 네트워크를 확보하는 것이 기업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또 "10개 대형건설사들이 협력사들에 대해 3530억원에 달하는 자금지원, 결제조건 개선, 협력사 해외시장 동반진출, 구매담당 임원평가 시 동반성장 실적 반영 등을 내용으로 하는 협약을 체결한 것은 의미있는 진전"이라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갈택이어(竭澤而漁)'란 고사성어를 인용하면서 동반성장 문화 정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갈택이어(竭澤而漁)란 눈앞의 작은 이익에 집착해 장래의 큰 이익을 얻지 못함을 뜻한다.
 
그러나 이를 두고 기업들은 "오히려 정부가 `갈택이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겟다"고 비꼬았다.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지금 여러가지로 어려운데 솔직히 정부의 정책이 부담스러울 때가 있다"며 "당장에 성과를 보여주려다 기업인들의 마음을 다 잃는 것은 아니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하도급업체 관계자는 "정부가 강제로라도 추진하지 않으면 안되는 우리기업의 풍토가 문제 아니겠느냐"며 "대기업들의 하도급업체에 대한 태도는 아직도 멀었다"고 아쉬워했다.
 
뉴스토마토 최우리 기자 ecowoor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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