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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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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FLC)女·고졸 취업 확대 '明'..청년실업·학력인플레 '暗'

(사회구조 변화)정부는 정책·제도 뒷받침..기업은 고용 문턱 더 낮춰야

2013-02-12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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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한국은 세계 어느 나라에 유례가 없을 만큼 압축적으로 고도화된 근대화를 이뤘다. 그러나 압축적인 성공은 만만치 않은 부작용도 초래했다. 
 
정보화 기술 등의 발달로 빠르고 편리한 사회를 이뤄냈지만 청년 실업, 비정규직 증가, 학력 인플레이션 현상 등 사회의 어두운 그림자도 짙어졌다.
 
특히 사회 변화와 동시에 변해가는 인재상 파악도 상당히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여성의 사회진출 및 고졸 취업 확대 등을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 정책과 제도적 뒷받침은 물론 일반 기업들도 채용의 문턱을 낮추고 폭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청년실업·학력 인플레·비정규직 증가'..現 사회의 '자화상'
 
우리나라는 지난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1년 유럽 재정위기 등 세 차례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고용 없는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경기침체 속 기업들의 투자가 감소하다 보니 고용도 줄어드는 악순환에 빠진 것이다.
 
특히 청년실업은 과거와 달리 현재 한국사회가 겪고 있는 대표적인 사회구조적 문제다. 청년층의 실업문제가 심각하다 보니 과거에는 없던 '이태백(20대 태반이 백수)·이구백(20대의 90%가 백수)·십장생(10대도 장차 백수될 가능성이 보인다)' 등의 씁쓸한 신조어도 등장했다.
 
12일 기획재정부와 통계청 등에 따르면 공식 통계상 지난해 12월 기준 청년실업자(15~29세)는 31만3000명, 청년실업률은 7.5%로 전체 실업률 3.2%의 2배를 넘는다. 여기에 취업을 준비하거나 쉬고 있는 청년, 즉 소위 니트(NEET)족까지 포함하면 청년실업자는 100만명을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청년실업 문제가 지속되는 것은 고학력 청년층이 대량 공급되는 반면, 경기침체 및 고용없는 성장으로 이들에 대한 수요가 줄어드는 노동시장의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에 기인한다.
 
이는 고학력화 영향이 크다. 우리나라의 대학진학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대학진학률이 높다보니 청년층 취업난 대부분은 청년 대졸자에게 집중돼 있다.
 
실제로 대학진학률은 꾸준한 증가추세를 보여 지난 1991년 33.2%, 2000년 68.0%, 2008년 83.8%로 정점을 기록한 뒤 2011년 72.5%로 다소 하락했다. 하지만 2008년 대학진학률이 80%를 넘는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이들이 노동시장에 진입할 2012년 이후 몇 년간은 청년층 취업난이 현재보다 훨씬 더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도한 고학력화 현상은 학력 인플레이션의 문제를 낳고 대졸자의 하향 취업, 고용시장의 인력 미스매치 현상 등 사회·경제적으로 많은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아울러 저임금 비정규직의 증가도 현 우리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변화이자 사회구조적 문제다. 비정규직은 지난 1997년 외환 위기 이후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리해고제와 근로자 파견제 등의 도입으로 익숙해지기 시작한 단어다.
 
임시·일용직 노동자는 1997년 607만4000여명에서 2001년 696만2000여명으로 4년 새 15%나 늘어났다. 반면 같은 기간 상용직은 715만1000여명에서 652만5000명으로 줄었다. 이때부터 비정규직 문제가 본격화되면서 고용의 불안정성, 열악한 처우환경 개선 등이 우리 사회가 반드시 풀어야할 과제로 남아있다.
 
◇일자리 해법..여성 진출·고졸 취업 확대
 
반면 여성의 사회 진출 확대는 변화된 우리 사회를 보여주는 큰 축을 이루고 있다.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지난 1980년 42.8%에서 지난해 49.9%로 증가했다. 남성은 같은 기간 76.4%에서 73.3%로 완만하게 감소했다.
 
'우먼파워'는 우리 사회 곳곳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최초 여성 대통령의 탄생, 대기업의 여성 임원 발탁, 각종 고시에서의 약진, 남학생을 제친 대학 진학률 등을 보면 한국 사회에서 거세진 '여풍(女風)'을 실감할 수 있다.
 
이 같은 여성의 사회 참여 확대는 급속한 고령화의 해법과 경제성장의 새로운 동력이 되고 있다.
 
그러나 직장 내의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과 육아·가사 병행 등의 문제는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할 숙제로 남아있다.
 
또, 고졸 취업 확대도 근래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새로운 모습이다. 고졸 취업 확대는 '선취업 후진학'으로 학력 인플레이션을 줄이고 고용시장에서의 인력 미스매치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지난 2011년 9월 발표한 학력보다 능력에 따라 일할 수 있는 기회를 균등하게 보장받고, 능력·실적에 따른 대우를 핵심으로 하는 '공생발전을 위한 열린 고용사회 구현 방안' 정책과 맞물리면서 고졸 취업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채창균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 사회가 과거와는 달리 사회구조적으로 많은 것이 변화하고 있다"며 "청년실업·학력인플레이션 현상 등과 같은 암(暗)도 있지만 여성의 사회진출 확대나 고졸 취업 확대 등은 명(明)이다"고 설명했다.
 
채 선임연구위원은 특히 "이와 같은 긍정적인 변화들은 앞으로 한국 노동시장에 많은 가능성을 시사하고 일자리 창출의 또 하나의 해법이 될 수 있다"며 "정부 정책과 제도적 지원, 민간의 노력 등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 박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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