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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근

현대제철 3고로 본격가동..포스코 '적신호'

대형 철강사들 잇단 설비 확장..쇳물 생산량만 800만톤 이상 증가

2013-09-16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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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현대제철(004020) 3고로 완공을 놓고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공급과잉 현상이 악화돼 경쟁이 치킨게임이 가속화될 것이란 비관론과 수입대체 효과로 국내시장을 방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란 긍정론, 두 가지로 양분된다.
 
현재 철강업계는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수익성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전 세계적으로 5억2000만톤의 철강이 과잉 공급됐다.
 
올 들어 중국 정부가 자국 철강업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공급물량이 소폭 감소하기는 했지만 전 세계적인 과잉 물량이 해소되기까지는 최소 5년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지난 14일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제3고로에서 첫 쇳물이 성공적으로 흘러나왔다. 3고로는 연간 400만톤의 쇳물을 생산할 수 있다.(사진제공=현대제철)
 
이 가운데 올해 현대제철 외에도 포스코(005490), 현대하이스코(010520), 세아베스틸(001430) 등 국내 주요 철강업체들이 생산설비 증설에 나서면서 연간 국내 쇳물 생산량만 800만톤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중 현대제철 3고로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가량인 400만톤 규모. 현대제철 3고로 완공이 업계의 주된 관심사로 자리한 이유다.
 
현대제철의 3고로 가동으로 가장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는 자동차 강판이다. 자동차 강판은 철강재 중에서도 고부가 제품에 속해 많은 철강사들이 제품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3고로에서 생산되는 400만톤 중 200만톤으로 열연강판을 생산해 같은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하이스코에 판매할 계획이다. 이로써 현대제철-현대하이스코-현대·기아차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 구조는 강화되고, 현대·기아차에 대한 자동차 강판 공급량은 현재 50% 수준에서 향후 70%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지난 13일 현대제철 3고로 화입식 당시 조원석 현대제철 기술연구소장은 "3고로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는 내년에는 현대·기아차에 대한 자동차용 강판 공급량을 연간 490만톤까지 늘릴 계획"이라며 "이는 현대·기아차 전체 자동차용 강판 매입량의 70%를 차지하는 수치"라고 말한 바 있다.
 
이 경우 최대 경쟁사인 포스코의 공급량 감소가 불가피하다. 현대·기아차는 올 상반기 매출액 비중을 기준으로 포스코 전체 매출의 3%를 담당했다. 여기에 현대하이스코(1%)까지 포함할 경우 규모는 더 커진다.
 
후판시장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제철은 3고로 생산 물량 중 150만톤으로 후판을 생산할 계획인데, 이 경우 기존 후판 생산회사인 포스코, 동국제강과 시장이 겹치게 된다.
 
후판은 선박 생산에 주로 사용돼 조선경기와 관계가 밀접하다. 최근 조선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후판 수요가 늘 것이란 전망도 있지만 조선사들이 선사로부터 수주를 하고 선박 생산에 들어가기까지 최소 6개월에서 1년 이상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후판 수요 증가로 이어지기까지는 시일이 더 필요하다.
 
또 최근 수주가 늘어난 분야가 후판 수요가 많은 상선이 아니라 해양플랜트인 점을 감안하면 실제 후판 수요 증가는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포스코와 동국제강은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고급 후판의 경우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해 아직은 여유가 있다는 입장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현대제철 3고로 체제가 완성됨에 따라 일부 수입제품을 국산으로 대체하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주장도 나오고 있다.
 
특히 현대제철 3고로와 함께 1200억원을 투입해 건설 중인 철분말 공장은 그동안 스웨덴, 미국, 일본 등에서 전략 수입하던 물량을 국산으로 대체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아울러 국내 수요의 30%에 달하는 231만톤을 수입하는 특수강 소재도 일정 부분 국산으로 대체가 가능할 전망이다. 현대제철은 3고로가 있는 당진제철소 내 23만6000㎡ 부지에 1조원을 투자해 특수강공장을 신축하고 있다. 완공될 경우 연간 100만톤 규모의 특수강 소재 생산이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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