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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리 3·4호기 가동 지연..올겨울 전력난 걱정

2013-10-07 15:34

조회수 : 3,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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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3·4호기 가동이 늦어지면서 올겨울 전력수급도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신고리 3·4호기 발전 지연에 따른 전력 공백은 280만㎾ 수준으로 이는 올여름 정부가 전력난 극복을 위해 시행한 절전규제량에 맞먹는다.
 
7일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신고리 원전 3호기는 내년 8월에야 본격적인 전력생산이 가능할 예정이다. 신고리 3호기는 원래 올해 12월쯤 완공돼 상업 운전을 시작할 계획이었지만 밀양 송전탑 사태로 송전선로가 아직 다 설치되지 않으면서 발전이 미뤄졌다.
 
신고리 4호기도 원전 납품비리 사건으로 시작된 부품 전수조사가 아직 안 끝나 애초 예정된 일정을 못맞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원전 전력·제어·계측 케이블 검증을 담당하는 한국기계연구원 측에 따르면 부품 검사는 빨라야 11월 말에야 끝날 예정이다.
 
◇2013년 말 가동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인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3·4호기(사진제공=뉴스토마토)
 
한수원과 원자력안전위원회 등에 따르면 신고리 3·4호기의 공정률은 각 99.88%와 96.08%로 완공이 코 앞이지만 제대로 전력을 공급하려면 1년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자칫 원전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콘크리트 덩어리로 방치될 가능성이 큰 셈.
 
더 큰 문제는 매년 전력위기 때문에 당장 10만㎾ 전력도 아까운 상황인데 최신 원전 두 기가 가동을 멈춘다는 점이다. 신고리 3·4호기는 국내 기술로 개발한 가압경수로 APR(Advanced Power Reactor)-1400 모델로 발전용량이 기존 원전보다 많은 140만㎾다.
 
신고리 3·4호기의 총 발전용량인 280만㎾는 올여름 정부가 비상절전대책을 추진하며 아낀 전력량(310만㎾)에 버금가는 수준. 이에 올겨울에도 예상치 못한 발전소 고장이나 원전 가동 중지, 기온 저하 등 이상기후가 나타나면 전력위기가 올 수 있는 상황이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학커뮤니케이션 교수는 "전력거래소 자료를 분석한 결과 매년 겨울 전력수요가 여름보다 더 많았다"며 "여름은 더우면 옷을 벗거나 밖으로 나가 더위를 피하지만 겨울에는 난방 외에는 방법이 없어 갑작스러운 전력난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전력거래소 통계를 보면 2008년부터 최근 5년간 최대 전력실적은 겨울과 여름이 각 5번인 가운데 올해 1월3일 최대 전력수요는 7652만㎾를 기록해 올여름 최대 전력수요인 7400만㎾ 뛰어넘었다. 겨울이라고 전력난을 안심할 수 없는 셈이다.
 
시설이 노후화된 원전이 수명을 다하고 운전 과부하로 발전소가 고장을 자주 일으키는 것도 신고리 3·4호기 발전 지연과 맞물리며 겨울철 전력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한수원에 따르면 고리 원전 1호기(59만㎾)와 월성 1호기(68만㎾)의 수명만료 시점은 각각 2007년 6월과 2012년 11월이지만 그동안 전력수급을 고려해 수명을 연장해서까지 운전하고 있다. 또 전력위기 극복을 위해 발전소를 무리하게 가동하는 바람에 올여름에는 일산 열병합발전소와 당진·서천 복합화력발전소 등이 고장 났다.
 
◇2030년 이전에 설계수명이 만료되는 원자력발전소 목록(자료제공=한국수력원자력)
 
이에 대해 한수원 관계자는 "내년 8월에 신고리 원전 3·4호기가 가동될 것이라는 관측은 밀양 송전탑 공사와 원전 부품 조사가 마냥 늦어지는 유동적인 상황을 가정했을 때"라며 "올겨울에는 전력난이 오지 않도록 원전시설을 이상 없이 관리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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