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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욱

2월은 재벌총수 수난의 달..법관인사 전후 선고 '봇물'

6일 하루에만 삼성·한화·LIG 소송 등 3건 선고

2014-01-29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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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전재욱기자] 설 연휴를 두고 재계는 마음이 편치 않다. 다음달 중순으로 다가온 법원 정기인사를 전후해 재판을 받고 있는 재벌총수들에 대한 선고 결과가 쏟아져 나올 예정이다. 
 
또 인사이동이 마무리된 뒤에는 최근 기소된 재벌들이 줄줄이 법원에 출석해 재판을 받아야 한다.
 
◇삼성家 유산소송 다음달 6일..한화·LIG 총수 선고도 예정
 
다음달 6일 하루에만 삼성가(家) 유산상속 소송 항소심 선고와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된 김승연 한화(000880)그룹 회장에 대한 파기환송심, LIG그룹 사기성 기업어음(CP) 발행사건 항소심 결과 등 3개 사건에 대한 선고결과가 나온다.
 
가장 먼저 삼성가 상속소송 항소심 선고가 오전 10시에 내려진다. 이 회장 형제는 물론 삼성전자(005930)도 초조한 심정으로 선고를 기다리고 있다.
 
직접적인 소송당사자는 아니지만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이 삼성가 상속소송 당사자이기 때문에 이 전 회장의 아들 이재현 회장이 이끌고 있는 CJ(001040)그룹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맹희 전 회장(왼쪽)과 이건희 회장(사진제공=CJ그룹, 삼성전자)
 
삼성가 상속소송 1심은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남이기도 한 이 전 제일비료 회장의 완패였다. 
 
이 전 회장은 항소심에서 소송 전략을 바꾸고 청구액을 9800억원으로 조정했다. 종전의 4조849억원과 비교해 대폭 줄인 셈이다. 동생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에게 화해의 손도 내밀었다.
 
그러나 이 회장은 "진정성이 의심된다"며 형의 손을 뿌리쳤다. 재판부는 "선고 전에라도 조정을 위한 화해의 노력을 해달라"고 당부했으나 이 회장측의 입장이 워낙 완강한 터라 결국 판결로 끝을 볼 전망이다.
 
이날 오후 3시30분에는 김승연 한화 회장의 파기환송심 선고도 예정돼 있다. 김 회장은 수천억원의 횡령과 배임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년에 벌금 51억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후 항소심에서 징역 3년에 벌금 51억원으로 감형됐다. 
 
대법원은 김 회장의 배임 액수를 다시 판단하라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김 회장의 배임액 가운데 34억원을 철회하는 등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현재 김 회장은 건강악화를 이유로 다음달 28일까지 구속집행이 정지돼 있다.
 
김 회장에 앞서 오후 2시부터는 사기성 CP발행으로 부자가 동반 법정구속된 LIG그룹 총수 일가의 항소심 선고도 나온다.
 
LIG그룹이 발행한 사기성 CP의 규모는 2000억원대로 추정된다. 이로 인해 구자원 LIG그룹 회장(77)은 고령임에도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장남 구본상 LIG넥스원 부회장(43)도 징역 8년의 실형을 함께 선고받았다.
 
현재 구 회장 측은 투자자들에 대한 피해회복이 이뤄진 점을 양형에 유리하게 반영해 줄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재현 회장 14일 선고..돈 받은 전군표도 6일 항소심 선고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지난달 17일 첫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중앙지법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사진=뉴스토마토 DB)
 
수천억원의 횡령·조세포탈·배임 혐의를 받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에 대한 1심 판결도 14일 오후 2시에 나온다.
 
이 회장은 회사돈 719억여원을 횡령하고, 국내외 비자금을 차명으로 운용하며 546억여원의 세금을 포탈하고, 일본 도쿄의 빌딩 2채를 구입하면서 회사에 392억여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이 회장에 대해 징역 6년에 벌금 1100억원을 구형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8월 신장이식수술을 받은 점을 언급하며 선처를 호소했다. 그는 구속 이후 현재까지 건강악화를 이유로 구속집행이 정지된 상태다.
 
이와 함께 CJ그룹에서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전군표 전 국세청장(59)의 항소심 선고도 6일 열린다. 그는 1심에서 징역 4년에 추징금 3억1860만원을 선고받았다.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5일 첫공판준비기일
 
조세포탈과 배임·횡령 혐의로 기소된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78)의 첫 공판준비기일은 5일 11시10분에 열린다. 
 
조 회장은 특가법상 조세포탈, 특경가법상 배임·횡령, 상법 및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다.
 
검찰은 조 회장의 범죄 액수를 분식회계 5000억여원, 탈세 1500억여원, 횡령 690억여원, 배임 230억여원, 위법 배당 500억여원 등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로 인해 장남 조현준 사장도 같이 기소됐다.
 
조 회장은 2010년 진단받은 담낭암 수술과 관련해 정밀진단을 받고자 지난 21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조 회장은 출국금지 상태였으나 검찰에 상황을 설명하고 일시적으로 출국금지 조치가 해제됐다.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이 출석할 의무가 없고, 현재 건강상태를 감안하면 조 회장은 당일 법정에 출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71억여원의 증여세와 상속세를 탈세한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홍원식 남양유업(003920) 회장의 첫공판준비기일도 18일 잡혀있다.
 
◇현재현 1심 시작..박찬구 항소심, 최태원 대법 재판
 
법원 일정을 기다리는 재벌총수들도 있다.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64)의 첫재판은 2월 중으로 열릴 것으로 보인다. 현 회장이 구속상태인 점을 감안하면 법원 정기인사 이동의 영향으로 첫재판이 늦어지진 않을 전망이다.
 
현 회장은 부실 계열사의 회사채와 CP를 발행해 4만명에게 1조3000억여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횡령과 배임 혐의를 받는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도 항소심을 앞두고 있다. 그는 지난 16일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항소했다. 사건은 서울고법으로 넘어왔고, 빠르면 2월 중으로 항소심 첫공판이 열릴 수도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형제 사건은 대법원에 올라가 있다. 최 회장은 회삿돈 465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항소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돼 있다. 최재원 부회장도 같은 혐의로 징역 3년6월의 실형에 처해졌다.
 
SK그룹 횡령사건에 연루된 주요 인사들은 대부분 유죄를 선고받은 상태다. 배후로 지목된 전 SK해운 고문 김원홍씨는 징역 3년6월, 범행에 가담한 김준홍 전 베넥스 대표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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