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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꺼진 보금자리.."안 팔려요"

2차 보금자리주택 대거 미분양 굴욕

2014-02-06 19:10

조회수 : 10,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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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방서후기자] 정부가 무주택 서민의 내 집 마련을 위해 야심차게 공급했던 보금자리 주택이 연이은 미분양에 몸살을 앓고 있다.
 
보금자리 주택의 가장 큰 강점인 가격 경쟁력을 잃은 데다 사전예약 당시부터 저조한 경쟁률로 이미 실패가 예견됐던 것 아니냐는 평가다.
 
지난 4일 경기도 부천 옥길지구 보금자리주택(B2블록)은 선착순 입주자 모집에 나섰다. 지난해 10월 이후 벌써 세 번째 나온 입주자 모집 공고다. 총 1304가구 중 절반 이상인 671가구가 아직도 주인을 찾지 못했다.
 
구리갈매지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총 1075가구 중 60%가 넘는 미분양 물량을 해소하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과거 로또라 불리던 보금자리 주택이 이처럼 애물단지가 돼 버린 데에는 도심 접근성이 떨어지는 입지와 부족한 기반시설, 그리고 생각보다 저렴하지 않은 분양가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노희순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6일 “수도권 보금자리 주택이 그린벨트 지역을 해제해서 지어진 만큼 입지 여건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반값 주택이라는 강점이 보완했었는데 이제는 가격 경쟁력까지 떨어지다 보니 외면을 받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옥길지구 평균 분양가는 3.3㎡당 840만원으로, 부천 소사구 평균 시세인 3.3㎡당 828만원보다 높다. 노후 아파트가 많은 소사구의 특성을 감안해도 2000여만원만 더 주면 인근에서 편의시설과 학군을 갖춘 민간 브랜드 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다.
 
게다가 아직까지 확정된 기반시설은 대형마트 하나 뿐이어서 오는 2016년 입주까지의 발전 가능성을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게 현장의 설명이다.
 
구리갈매지구 역시 3.3㎡당 914만원이라는 분양가를 두고 적잖은 논란이 일고 있다. 전용면적 84㎡ 기준 3억1000만원대로, 비슷한 시기에 분양을 시작한 인근 민간 아파트보다도 높다. 구리갈매지구가 남양주 별내지구 생활권에 속한다는 것을 염두에 두더라도 가격 경쟁력이 거의 없는 셈이다.
 
◇보금자리주택과 민간 아파트 가격 비교 (자료=각 중개업소, 입주자모집공고)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3억2000만~3억3000만원에도 별내지구 새 아파트를 살 수 있다”고 귀띔했다.
 
부천옥길과 구리갈매 등 2차 보금자리주택지구의 실패는 사실상 예견돼 있었다는 지적도 있다.
 
반값 주택으로 흥행 돌풍을 몰고 왔던 시범지구와는 달리 2차지구는 사전예약 당시 세곡2지구와 내곡지구를 제외한 지역에서 저조한 청약 성적을 기록했다. 강남권이 아니면서도 시세의 80%까지 가격이 올라버린 까닭이다.
 
◇2차 보금자리지구 청약 경쟁률
 
최승섭 경실련 부동산감시팀장은 “보금자리 주택이 무주택 서민을 위한 저렴한 주택이라는 본연의 목적을 잃어버렸다”며“시범지구에 비해 턱없이 높아진 분양가로 미달 사태를 맞았음에도 계획을 수정하지 않은 것은 보금자리 주택 공급을 제대로 하겠다는 것인지조차 의심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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