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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수경

아시아 정정불안에 다국적기업 '휘청'

'아이폰' 제조하는 팍스콘·'나이키' 만드는 유원공업 공장 폐쇄

2014-05-21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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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베트남의 반중시위와 태국의 계엄령 선포, 북한의 핵 위협 등 아시아지역의 정정불안이 이어지면서 아시아에 공장을 두고있는 다국적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졌다.
 
파이낸셜타임즈는 20일(현지시간) "아시아 지역의 정정불안으로 미키마우스 티셔츠를 만드는 기업부터 아이패드와 스니커즈 생산 업체까지 다국적 기업들이 타격을 입게 됐다"고 지적했다.
 
FT는 현재 아시아의 상황은 '아시아의 봄'이라고 부를 정도로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아랍의 봄'이라고 불렸던 북아프리아카와 아랍국가의 민주화 시위 당시처럼 시국이 혼란스럽다는 뜻이다.
 
◇베트남 반중국 시위대의 공격으로 베트남소재 중국 기업의 간판이 훼손됐다.(사진=로이터통신)
중국이 베트남과 영유권을 분쟁중인 파라셀 제도에서 석유 시추에 나서면서 베트남에서는 반중시위가 발생, 폭력사태로 이어졌다. 현재 중국인 수천명이 본토로 대피한 상태다.
 
남중국해에서는 중국과 필리핀의 영유권 분쟁이 이어지고 있으며, 태국에서는 군부가 계엄령을 선보하는 등 쿠데타 위험이 커지고 있다. 북한도 핵 개발을 무기로 계속 국제사회를 위협하고 있다.
 
이에따라 아시아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는 기업들의 생산활동에도 차질이 생겼다.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생산하는 대만 하청업체 팍스콘은 17일부터 3일간 문을 닫았다. 나이키와 아디다스 등에 신발을 납품하는 세계 최대의 스포츠화 제조사인 중국의 유원공업도 생산을 일시 중단한 상태다.
 
특히 유원공업은 중국 본토에서 4만여명의 노동자가 파업에 돌입하며 본토 공장 가동을 중단했는데, 이후 베트남 사태까지 겹치며 생산에 큰 차질을 입고있다.
 
FT는 아시아지역의 생산시설이 수급에 차질을 입은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지난 2011년에는 연초 동일본 대지진과 연말 태국의 대홍수가 겹치면서 전자부품과 자동자부품 공장들이 일제히 문을 닫은 바 있다.
 
당시 혼다자동차는 생산량을 줄일 수 밖에 없었고, 컴퓨터 제조업체들은 하드웨어 드라이브를 구하지 못해 애를 먹었다.
 
이에따라 일부 기업들은 자연재해와 인재 등으로 인한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공급 체인을 다변화 하고 있다. 일례로 미국 최대의 유통업체 월마트는 상품 공급처를 50개국으로 분산시켜놨기 때문에 이번 베트남 사태로 인한 피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함께 중국의 인건비 상승에 따른 제조업체들의 탈 중국화도 가속화되고 있다. FT는 유원공업을 예로 들며 중국은 더 이상 저렴한 제조업의 메카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임금인상률이 빠른데다 근로자들의 파업도 잦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기업들은 방글라데시로 제조거점을 옮겼으나 지난해 의류공장 건물이 무너져 1000명 이상이 숨지는 라나플라자 참사가 발생하면서 열악한 생산 환경에 대한 비난이 커지고 있다. 캄보디아와 인도네시아 역시 인건비가 크게 상승하고 있어 큰 매력은 없는 상태다.
 
FT는 "북한을 제외한다면 미얀마가 마지막으로 남은 저렴한 생산기지지만 끔찍한 사회기반시설 때문에 당분간은 주요 기업들의 투자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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