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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윤

(인터뷰)정재규 기업지배구조원 실장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조돼야"

2014-05-28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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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병윤기자] "가장 좋은 지배구조란 모든 주주가 동등하게 대우받고, 경영자는 성과에 대해 적절하게 보상받고 책임을 지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정재규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연구조정실장은 28일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올바른 지배구조에 대한 시각과 기업지배구조원의 역할에 대해 설명했다.
 
"IMF 때 지배구조 문제가 크게 대두됐는데 소위 코리아 디스카운트(Korea Discount)와 경제위기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기 때문입니다. 그 후에 IMF와 정부 차원에서 지배구조 연구와 개선의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설립하게 됐습니다."
 
지난 2002년 6월 설립된 한국지배구조원은 국내 상장기업들의 지배구조와 사회적 책임에 대한 평가와 조사를 담당하고 있다. 업무는 크게 ESG 평가, 의안 분석과 정책 보고서 작성 등으로 나뉜다. 가장 핵심 업무는 상장사들의 ESG 평가다.
 
ESG 평가는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일컫는 말로 기업의 건전성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기업이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목적이다.
 
"ESG평가를 하는 이유는 기업들이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게 하고, 투자자들이 올바른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하는 겁니다."
 
정 실장은 ESG평가와 관련된 몇 가지 사례를 들며 설명을 이어나갔다.
 
"전남 여수 앞바다에 16만4000리터에 달하는 기름이 유출됐습니다. 또 기업의 횡포에 못 이겨 대리점을 운용하는 점주가 자살을 했습니다. 이게 다 우리나라 상장사가 저지른 일입니다. 과거에는 좋은 제품 만들어서 팔면 끝이었지만 이제는 세계적인 추세가 사회적 투자쪽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속한 모든 상장사들에 대해 기업지배구조(Governance) 부문을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환경과 사회적 책임에 대한 평가는 유가증권 상장사들과 코스닥 상위 100개 업체 정도만 이뤄지고 있다. 나머지 코스닥 상장사들이 평가에서 제외되는 것은 관련 정보를 확보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흔히 코스닥을 미국의 나스닥에 비유해 설명한다. 하지만 나스닥의 경우 상장 평가 때 ESG 평가 결과를 의무적으로 갖춰야만 한다는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
 
정 실장은 투자자들의 역할도 강조했다. 특히 지분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기관투자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유엔 PRI(사회책임투자원칙, Principles for Responsible Investment)와 유엔 글로벌 컴팩트 등에 우리나라 국민연금이 가입했습니다. 즉 앞으로 사회적 책임 투자를 높이는 기업에 국민연금이 투자를 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겁니다. 국민연금 같이 덩치가 큰 주주들이 움직여야 소액 주주들의 권리도 살아나 올바른 지배구조 문화가 정착한다고 생각합니다."
 
정 실장은 국제적인 흐름과 연관지어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핵심 업무와 책임감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한국기업의 ESG 수준은 100점으로 치자면 40~45점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비해서 분명 개선은 됐지만 우리 평가 기준도 강화되는 걸 생각하면 점수는 항상 그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 같습니다. 기업들과 투자자들이 ESG 평가에 대해 관심을 갖고 개선해 나가도록 계속 노력할 겁니다."
 
정재규 실장은 2003년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입사해 2009년 3월부터 연구조정실장 직을 수행하고 있다.
 
◇정재규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연구조정실장(사진=뉴스토마토 김병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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