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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애경

제약계, 퍼스트인클래스 신약 개발 잰걸음

국산신약 늘었지만 혁신성 부재로 상업성 떨어져

2015-03-26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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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문애경기자] 국내 제약사들이 퍼스트인클래스(First-in-Class)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른바 혁신 신약이라고 할 수 있는 퍼스트인클래스는 지금까지 나온 약물과는 다른 새로운 기전을 가진 약물을 말한다.
 
제약사들은 제네릭의약품(복제약)에서 신약개발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전체 매출액의 15%가 넘는 연구비를 투입하는 제약사가 잇따를 정도로 연구개발(R&D) 투자도 늘고 있다. 최근에는 그동안 신약 불모지로 여겨졌던 국내 제약계에 스물세번째 국산신약 '자보란테'가 탄생했다.
 
하지만 이들 신약 중 100억원대 이상 매출을 올리는 품목은 4개에 불과하다. 혁신성 부재가 주된 이유로 지적되면서 제약사들이 퍼스트인클래스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신약 연구 장면(사진제공=종근당)
26일 업계에 따르면 혁신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내는 제약사는 종근당(185750)이다.
 
종근당은 고도비만 치료신약 'CKD-732'를 개발 중에 있다. 종근당이 이 신약 개발에 성공하면 항암제 '캄토벨'과 당뇨병치료제 '듀비에'에 이어 세번째 신약을 보유하게 된다.
 
CKD-732는 신생혈관생성억제제 계열의 항암제 개발 과정에서 항비만 효과가 추가 확인돼 개발된 약물로, 2009년 미국 자프겐사에 기술 수출된 바 있다.
 
이 약물은 2013년 임상 2a상(초기 임상)을 완료하고 작년 말 임상 b상(후기 임상)에 들어갔다.
 
이 약물은 고도비만 외에 희귀질환 프래더-윌리 증후군과 시상하부 손상으로 비만 치료에도 효과가 확인돼 총 세 가지의 질환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다.
 
CKD-732는 현재 프래더-윌리 증후군 치료제로 임상 3상을, 시상하부 손상에 의한 비반 치료제로는 임상 2a상(초기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종근당 관계자는 "CKD-732는 캄토벨, 듀비에의 뒤를 이은 가장 유력한 차기 신약"이라며 "고도비만은 물론 2개의 희귀질환에도 효능을 나타내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
 
LG생명과학(068870)도 심근경색 치료신약 'LC28-0126'를 연구하고 있다. 이 약물은 현재 임상 1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 약물은 LG생명과학이 자체 합성한 '사이토프로'라고 불리는 신물질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사이토프로는 세포 호흡에 관여하는 미토콘드리아에 침투해 활성산소와 활성질소를 제거함으로써 세포 노화와 사멸을 억제하고 심혈관계질환의 원인으로 지목된 체내 염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LG생명과학 관계자는 "지금까지 심근경색 질환 자체를 치료하는 약제는 없으며, 대신 혈관 확장 효능이 약제가 쓰이고 있다"며 "사이토프로는 세포 괴사를 막아주는 효과를 가지고 있어 심근경색을 비롯한 뇌졸중 등 다른 질환에도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대웅제약(069620)은 항궤양제 신약과 만성난치성통증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항궤양제 신약은 새로운 기전의 위산펌프길항제(APA, Acid Pump Antagonist)로, 약효발현 시간 지체, 골격계 약화 등 기존 치료제의 단점을 극복할 약물로 주목받고 있다.
 
만성난치성통증 신약은 통증신호의 전달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온채널 진통제로, 기존 마약성 진통제의 중추신경계 부작용을 개선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밖에 동아에스티(170900), 녹십자(006280), JW중외제약(001060) 등 제약사들도 혁신 신약 개발에 집중하고 있어 수 년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여재천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전무는 "많은 제약사들이 R&D 투자를 대폭 늘리고 신약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며 "이러한 성과는 해외 기술 수출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여 전무는 이어 "최근 글로벌 신약이 되기 위해서는 퍼스트인클래스가 아니면 안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이 분야 연구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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