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윤석진

그리스 "돈 못 갚겠다"..디폴트 선언 준비 중

"은행 문닫으면 경제 혼독 속에 빠질 것"

2015-04-14 11:04

조회수 : 6,404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그리스가 구제금융을 얻지 못하면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그리스 정부는 재정이 급격하게 고갈되는 바람에 국제통화기금(IMF)에 빌린 돈을 갚지 못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리스의 한 정부 관료는 "국제 채권단이 경제 개혁안을 거절하면 그리스 정부는 IMF에 진 빚 25억유로를 갚지 않기로 결정할 것"이라며 "공공부문 임금과 연금을 지급하느라 정부 재정이 급격하게 줄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우리는 길의 끝에 와 있다"며 "유럽이 구제금융을 제공하지 않으면 대안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 (사진=로이터통신)
 
그리스는 오는 5월과 6월까지 IMF에 25억유로를 상환해야 한다. 그러나 당장 필요한 곳에 집행할 예산도 부족한 실정이다. 그리스 정부는 공무원 임금과 연금 명목으로 쓸 돈 24억유로가 없어서 여기저기 돈을 꾸러 다니고 있다.
 
국제 채권단이 주기로 했던 구제금융 분할금 72억유로는 치프라스(사진) 정부가 제출한 경제 개혁안이 승인되지 않아 지급일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그리스가 디폴트를 선언하면 자동으로 유럽중앙은행(ECB)이 그리스 중앙은행에 자금을 지원해 주는 프로그램인 '긴급 유동성 지원(Emergency Liquidity Assistance)'이 종료된다. 그러면 그리스 은행들은 문을 닫아야 할 위기에 처한다.
 
전문가들은 디폴트 선언 이후 민간 은행들이 영업을 중단하면 그리스 경제 전반이 엄청난 혼돈 속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다른 유로존 회원국들도 그리스 디폴트의 영향권 안에 있다. FT는 유로존이 결성된 지 16년 만에 처음으로 통화동맹에서 이탈하는 국가가 발생하면 유로존이 전례 없는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일각에선 그리스 정부가 디폴트 가능성을 운운한 것은 채권단과의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함이라고 해석했다. 
 
이런 가운데 그리스는 이날 채권단을 만나 경제 개혁안에 관한 논의를 재개했다.
 
  • 윤석진

  • 뉴스카페
  •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