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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고은

(세월호 1주년)②"변한 게 없다"..황폐화된 민심

안산, 심리적 타격 극복할 계기 없이 고통 여전

2015-04-15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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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한고은기자] 수개월이 넘는 진통 끝에 세월호 특별법이 제정됐지만 법 시행령을 둔 실랑이가 계속되고 있다. 선체 인양 여부도, 특별조사위 활동도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매듭짓지 못 한채 세월호 참사 1주기가 찾아오고 있다. 
 
세월호 참사의 가장 큰 피해 지역이었던 경기도 안산과 전남 진도의 민심은 싸늘하기만 하다. 안산 시민들은 여전히 세월호 참사에 따른 심리적 고통을 안고 살아가고 있고, 진도는 외부인이 찾지 않는 황폐화된 섬으로 전락해 주민들은 벙어리 냉가슴만 앓고 있다. 
 
한 안산 시민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시민들의 심리적 타격이 여전히 크다. 경제적인 문제도 힘들고 하니까 속된 말로 죽을 맛인데 앞으로 (상처를) 치유하고 공동체를 회복하는 과제도 남았다"며 착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실종자 가족인 단원고 2학년 허다윤 양의 어머니 박은미 씨가 신경섬유종을 앓고 있으면서도 치료를 거부하며 선체 인양 시위를 지속하고 있는 것도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경기 안산시 단원구갑 지역 새누리당 김명연 의원은 참사 후 지난 1년에 대해 "어떻게 지냈는지 모르게 지냈다"고 회상했다.
 
김 의원은 이어 "안산이 공업도시라 서민들이 많은 편이라 원래 우울지수가 높다. 2013년에 이미 우울지수가 전국 7위였는데 (참사 이후) 우울지수가 전국1위로 조사됐고, 주민 5명 중 1명이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며 침체된 지역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이런 지역 분위기의 타개책으로 세월호 참사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함께 "늦었지만 서둘러 선체인양에 착수하고 특위가 조사를 시행하게 되면 가족들이 일상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며 조속한 선체인양 착수를 강조했다.
  
경기 안산시 단원구을 지역 새정치민주연합 부좌현 의원은 "유가족들이 진상규명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는데 정부가 또다시 의지를 꺾는 시행령 문제가 불거져 1주년을 기해 가닥이 잡히길 기대했던 저로서는 상당히 답답하다"며 지난 1년의 소회를 밝혔다.
 
부 의원은 "전체적으로 정부가 후속 조치에 소극적인데 (진상규명 같은) 근본적 해결이 안 되는데 후속적 문제도 해결이 안 되는 것은 당연한 모습 같다"며 사태 해결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촉구했다. 
 
세월호 사고가 발생한 진도 지역도 고통은 여전하다.
 
세월호 사건 이후 관광객 등 외부 사람들은 진도를 거의 찾지 않고 있다. 진도군청에 따르면 진도 관광객은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17만2000여명으로 집계됐는데 2013년 같은 기간에 비해 절반 수준이다. 지역 수산물 판매량도 사고 해역 수산물이라는 막연한 거부감에 사고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 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진도 주민들은 참사 발생 9개월여 만인 지난 1월 국회 정론관을 찾아 "참사 발생 직후 실종자 구조와 수색, 자원봉사에 묵묵히 헌신한 진도군민들은 4·16 참사의 또 다른 피해자"라며 지역에 대한 정부와 정치권의 관심을 촉구하기도 했다.
  
전남 해남군완도군진도군 지역의 새정치연합 김영록 의원은 "세월호 이후 대한민국이 변한 게 없고 진실규명이 이뤄지지 않았다. 변한 게 없다"며 마찬가지로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특히 김 의원은 "지역 경제 피해가 많다. 진도도 피해가 많은데 기본의 기본인 진실규명이 안 되니까 그런 말씀을 참고, 참고 또 참고 계시다. 지역 경제가 멍들었는데 (1년간)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었다"며 지역 현실을 전했다.
  
김 의원은 "세월호 특별법이 만들어졌지만 실질적인 진전이 없는 것은 정부여당이 이것을 입막음 용으로만 하고 실제로는 진실을 밝히는 것을 꺼려 이러한 현상이 벌어지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정부의 '대오각성'이 세월호 참사 이후 지속되고 있는 막막한 지역 현실을 타개할 첫 번째 전제라고 강조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발생 다음날인 지난해 4월 17일 전남 진도실내체육관을 방문해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하고 있다.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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