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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물가 둔화에 디플레 우려 확산(종합)

5월 CPI 넉달래 최저…추가 부양 절실

2015-06-09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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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넉 달 만에 가장 부진하게 나타나며 디플레이션 우려감이 고개를 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추가 부양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9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2% 상승했다고 밝혔다. 직전치인 1.5%와 사전 전망치 1.3% 역시 밑도는 결과다.
 
구체적으로 전체 식품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6% 상승했지만 신선 식품의 가격 하락이 CPI를 끌어내렸다. 과일 가격은 3.2%, 계란은 13.2%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난달 중국의 담뱃값 인상으로 담배 가격이 전월 대비 3.6%, 전년 동월 대비 3.7% 올라 CPI 상승에 보탬이 됐다. 그 밖에 의류, 가정용 서비스 가격은 5~6% 상승했다.
 
중국 CPI는 지난해 9월부터 2% 아래로 내려 앉은 이후 올해 1월에는 1%도 밑돌며 디플레이션 우려를 키웠다. 넉달간 1% 수준은 유지됐지만 지난달에 4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다. 무엇보다도 정부의 올해 물가상승률 목표치 3%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더 큰 문제는 39개월 연속 침체되고 있는 생산자물가지수(PPI)다. PPI는 지난해까지 1~2% 이상 내렸으며 올해 들어 5개월 연속 4% 하락세를 기록했다.
 
아서 크로버 드래고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2000년대 초반 이후 과도한 제조업 확산이 산업계를 공급 과잉에 빠뜨리면서 생산자 물가가 침체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향후 물가 반등에 대한 전망도 어두워 디플레이션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아서 크로버는 “경제 성장의 붐은 지났다”며 “훨씬 더 큰 고통을 앞두고 있다”고 전했다.
 
시에 동밍 OCBC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낮은 물가가 현재 수준에서 머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정부의 추가적인 부양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모든 수단을 고려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작년 11월 이후 두 차례의 지급준비율 인하와 세 번의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됐지만 실제 실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뒤따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풀어 놓은 유동성이 기업 투자로 이어지지 못했다며 사실상 ‘유동성 함정’에 빠졌다고 지적하고 있다.
 
쑤가오 광대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디플레이션과의 전쟁의 핵심은 실물 경제의 지출과 소비를 자극하는 것”이라며 “중국 정부는 인프라와 부동산 투자, 은행 자금 조달 등을 통한 부양책으로 이를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요한나 추아 시티그룹 아시아 경제 대표는 “현재 중국 경제 추이가 안정적이라고 판단할 수 없다”며 “안정적인 경제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중국 정부의 추가적인 부양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허베이성의 시장에서 상인이 야채를 팔고 있다. (사진=뉴시스)
 
어희재 기자 eyes4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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