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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정선

(재테크스토리)위험한 만큼 달콤한 수익…"나는 핀테크한다"

소액투자 가능한 개인간 대출거래 기법…고수익 가능해 중개업체 설립 붐

2015-08-06 14:03

조회수 : 4,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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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누구나 급하게 돈이 필요할 때가 있다. 보통 금융기관을 통해 대출을 받지만 누구에게나 그 혜택이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신용등급이 낮아 대출을 받지 못하거나 피치못할 사정이 있을 때 사람들은 지인으로부터 돈을 빌리기도 하고 때로는 빌려주기도 한다. 이때 담보는 신용이며 은행보다 높은 이자는 필수옵션이다.
 
예전에는 어느 동네에나 아는 사람들끼리 알음알음 해오던 개인간 금융거래가 있었다. 그런데 이런 신용거래가 모바일, 인터넷상에서 가능해졌다면? 직접 대면하지 않고도 온라인상에서 개인대 개인이 직접 돈을 빌려주고 갚을 수 있게 한 시스템이 나왔다. P2P대출이라고도 하며 기술과 접목한 금융이라고 해서 핀테크라고도 부른다. 
 
P2P대출의 특징은 금융거래에서 금융기관이 빠졌다는 점이다. 그래서 다소 위험이 커 보인다. 그러나 이를 보완할 시스템은 거래를 중개하는 사업자 P2P대출업체가 대부분 마련해뒀다. 따라서 핀테크에 대한 위험을 감안해 투자한다면 그 결실은 매우 달콤하다. 보통 개인간 대출로 주고받는 이율이 3부, 4부라고 하면 매월 3~4%인데 이는 연으로 환산하면 36~48%에 달하는 고금리다. 한마디로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이다. 초저금리 시대에 수익에 목마른 이들에게 P2P 대출은 매력적인 투자대상임이 확실하다. 이미 똑똑한 개인투자자들은 줄을 섰다.
 
4시간만에 3억조달, 투자자 반응 뜨거워
우리나라에도 P2P 대출업체 '8퍼센트'가 사업을 시작했다. 개인과 소상공인 등을 연결해주고 수수료를 받는 모델이다. 기존 은행과 달리 지점 없이 온라인으로만 운영하기 때문에 금리를 낮출 수 있다. 현재 8퍼센트의 총대출금은 30억원이며 평균 금리는 9.37%다. 여기서 평균금리 9%대는 돈을 빌려준 사람의 수익률을 의미하기도 한다. 8퍼센트는 스타트업 기업에 대한 대출 중개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3일 대출금리 연 4.5% 상환 기간 12개월 조건으로 쏘카 대출 상품을 내놨더니 출시하자마자 4시간 만에 3억원이 모일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이 열기에 더해 최근 정부의 창조경제, 핀테크 투자와 맞물려 젊은 인재와 스마트머니가 P2P 대출 등 핀테크 업체에 몰리고 있으며 신한은행도 P2P 대출 스타트업인 비모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스타트업 외에도 안정적으로 꾸준히 개인 간 금융거래 사업을 해온 곳이 있다. 대출을 받기 어려운 개인들에게 도움을 주자는 취지로 2007년 설립된 팝펀딩이다. 적은 금액부터 부담 없이 직접 투자에 참여해보고 다양한 투자데이터를 수집하면서 본인만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실제 팝펀딩에 투자 가능한 금액은 최소 1000원부터 9만9000원까지 가능하며 최고이율은 25%다.
 
팝펀딩에서는 주로 돈을 빌리려는 사람이 해당 증빙서류를 통해 자신의 신상·신용·소득 정보 등을 확인받고 희망하는 대출 기간과 이자율을 제시해 대출을 신청한다. 통과되면 이 내용은 홈페이지에 대출 경매로 올라오고, 빌려줄 투자자들이 본인인증을 한 뒤에 이 건을 조회한다. 다양한 정보를 보고 빌려줘도 괜찮겠다고 판단되면 가상계좌에 이자율과 금액을 입력 후 ‘입찰하기’를 클릭하면 된다. 경매방식이므로 돈 빌려주겠다는 사람들이 제시한 이율 중에서 낮은 순으로 낙찰되는데 한 건에 500명이 줄을 서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개인 대출은 10만원 미만의 소액투자가 많아 보통 여러 곳에 돈을 빌려주고 받는 소액 이자를 모으는 식으로 재테크에 활용하기도 한다.
 
개인에서 동산담보대출로 영역 확대 
최근에는 개인대출 외에 동산을 담보로 하는 대출로 영역을 확대했는데 반응이 꽤 뜨겁다. 5월부터 시작된 이 펀딩서비스에 참여한 개인투자자는 "대출금리가 11%이고 담보가 있는 대출 건이기에 위험이 거의 없으므로 세금을 떼도 연 7%대 수익이 가능해 보였다"며 "현재 건당 50만원 정도 투자하면서 10건이 가을에 상환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신용석 팝펀딩 펀드매니저는 "팝펀딩은 투자한다는 것 외에도 자금이 필요한 누군가에게 전달되어 의미 있게 사용되면서 이자와 함께 돌아온 투자금이 다시 자금이 필요한 곳에 재투자되는 핀테크투자의 선순환이 팝펀딩을 통해 시작된다는 데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용자 저신용등급 불구 상환율 90% 웃돌아
일부 투자자들은 일면식도 없는 이에게 돈을 빌려주는 게 선뜻 내키지 않을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실제 투자자들이 궁금해하는 것도 상환율일 것이다. 그렇다면 팝펀딩에 내 돈을 투자했을 경우 수익금은 얼마나 될까?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양호했다. 팝펀딩에 대출을 받은사 람들의 90%가 7~90등급이었다. 이 중 절반 정도는 신용등급이 바닥계층이었으며 파산·개인회생 등의 공공기록을 보유한 사람이 많았다.
 
그렇지만 이들의 대출부실률은 최저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다. 팝펀딩 매니저는 "은행이 직접 거래를 할 수 없는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서비스하고 있는데 과연 시장이 판단하고 있는 신용등급 7~10등급 저신용자의 예상 부실률(시장예측 40~70%)이 맞는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보험사에 다니는 D 씨는  "소액대출은 몇 만원이라도 경험삼아 시작했는데 초기 단계이긴 하나 시장성은 물론이고 수익성도 충분해 보인다 기대감을 드러냈다. 특히, 첫 핀테크 투자자라면 관심을 가질만하다는 설명이다.
 
직접 대출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P2P 대출 기업에 투자하는 방법도 좋은 아이디어다. 이미 미국에서는 P2P 대출회사인 랜딩클럽이 지난해 기업가치 54억달러으로 평가받으며 뉴욕증권거래소에 성공적으로 상장했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올해 들어 핀테크 관련 기업들이 조달한 자금만 80억달러로 그중 2분기에만 50억달러였다"며 "핀테크 붐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의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도 영국 P2P스타트업 '아우오카(iwoca)와 이지밥(ezbob) 등 2곳과 협력해 단기 P2P대출을 시작했다. 제이미 다이몬 JP모건 체이스 CEO는 "실리콘 밸리는 이 분야에 혈안이 되어 있다"며 "우수한 두뇌와 풍부한 자금을 가진 스타트업 기업들이 기존 금융질서에 맞설 다양한 활동을 시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명정선 기자 cecilia102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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