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이성수

K뷰티 뜨는데…힘 잃는 K패션

'라이선스에 의존' 구조적 문제

2015-11-30 15:56

조회수 : 3,212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국내 주요 패션기업들의 실적이 곤두박질 치고 있다. 아시아를 넘어 유럽, 중남미 지역까지지 퍼진 K뷰티 열풍으로 훨훨 날고 있는 화장품 업계와 상반된 결과다. 계절적 비수기나 메르스 여파, 지지부진한 내수경기를 탓하기에도 영업손실폭이 크다. 업계는 직접 토종 브랜드를 키워내는 것보다는 유명 해외 브랜드의 라이선스를 들여오며 사업을 펼치는 데 집중한 국내 패션업계의 구조적 문제를 꼬집는다.
 
30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물산(000830) 패션부문(옛 제일모직), LF(093050),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 SK네트웍스(001740) 등 주요 패션 대기업들의 3분기 실적이 전년동기 대비 하락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3분기 매출 3440억원, 영업손실 220억원을 기록했다. LF 역시 영업이익이 14억6432만원으로 59억원이 넘었던 전년 동기 대비 75% 급락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역시 영업손실이 전년 동기 대비 3배 가까이 늘어 17억6000만원을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계절적 비수기와 메르스 영향 등의 이유도 있지만 가장 큰 원인으로 최근 급격히 커지고 있는 해외 직구열풍이 있다"고 지적한다.
 
국내 패션기업들이 라이선스를 들여와 판매하는 유명 해외브랜드 제품들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국내 매장보다 더 저렴한 해외 직구를 이용하는 경우가 잦아졌기 때문이다. 또 백화점 등 유통업계의 직소싱과 일부 온라인몰의 병행수입 제품의 증가도 한몫했다.
 
주요 패션기업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동안 한섬(020000)이 플러스 성장을 보였다는 점도 이를 반증한다. 한섬의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20억원으로 55% 올랐다. 타 기업들과 달리 타임, 마인, SJSJ, 시스템 등 자체 브랜드의 비중이 높고, 회사 내에서 제작·유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덱케, 더 케시미어 등 신규 론칭한 자체 브랜드의 호실적 역시 한섬의 성장을 이끌었다.
 
국내 패션업계가 해외에서 힘을 받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라 이를 극복하기 위한 업계의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남성복 브랜드 '준지'가 발렌티노, 겐조 등이 초청됐던 이탈리아의 세계 최대규모 남성복 페어 '삐띠워모'의 게스트 디자이너로 선정됐다는 점을 앞세워 해외 시장에서의 K뷰티 확산을 자신하고 있다. 준지는 2020년까지 전 세계 30개국에 매장을 입점시켜 연매출 1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휠라코리아도 최근 글로벌 본사로서의 위상을 높이고 브랜드 가치를 키우겠다는 목표로 23년만에 로고를 비롯한 브랜드 전체 리뉴얼을 단행한 바 있다.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
  • 이성수

  • 뉴스카페
  •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