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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철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저자 신영복 교수 별세

최근까지 피부암 투병 생활

2016-01-16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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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신영복 성공회대학교 석좌교수. 사진/뉴시스
이 시대 대표적 지성인인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의 저자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가 15일 별세했다. 향년 75세.
 
성공회대에 따르면, 고인은 희귀질환인 피부암으로 투병해오다가 이날 오후 10시10분쯤 서울 목동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 고인은 장기간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아왔으나 한 달 전 쯤부터 자택에서 지내왔다.
 
경남 밀양 출생인 고인은 서울대 상과대 경제학교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65년 육군사관학교 경제학 교관으로 복무하던 중 1968년 이른바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뒤 무기징역형을 확정받고 20여년간 복역하다가 1988년 8.15 특별가석방으로 출소했다.
 
이듬해 성공회대에서 강의를 시작한 고인은 지난 2006년 8월 정년퇴임한 뒤 최근까지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석좌교수로 활동해왔다.
 
고인은 수감생활 중 지인들과 주고받은 서신과 글 등 230여편을 모은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1988년 펴내 주목을 받으면서 이 시대의 지성인으로 존경을 받아왔다. ‘엽서’, ‘나무야 나무야’, ‘더불어 숲’, ‘변방을 찾아서’ 등 여러 작품을 펴냈으며 지난해 4월 성공회대 강의 내용을 담아 발간한 ‘담론’은 그의 마지막 유작이 되었다.
 
고인은 글씨체에도 조애가 깊었다. 2007년 1월 발간한 서화에세이 ‘처음처럼’은 글씨체 그대로 소주 브랜드 ‘처음처럼’으로 사용되면서 대중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2008년 임창순상과 2015년 만해문예대상을 수상했다.
 
고인은 생전에 서체에 대해 심취한 계기에 대해 “4.19혁명 직후 당시 대학 2학년이던 때 할아버지로부터 배운 붓글씨를 상기하고 학교 게시판 공고문을 써붙이거나 행사 때는 아치의 글씨를 맡아 썼다. 그러나 내가 서도에 상당히 많은 시간을 쏟게 되는 것은 역시 20여 년의 옥중생활에서이다”라고 회고했다. 모교인 서울대 상과대 부설 한국경제연구소 목각현판도 그의 작품이다.
 
유족으로는 부인 유영순(68)씨와 아들 지용(26)씨가 있다. 장례는 성공회대 대학교에서 학교장으로 치러진다. 빈소는 16일 성공회대 성당에 마련될 예정이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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