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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영

'강하게 때론 엄하게'…우상호 이미지변신

원내대표 당선 후 '존재감'…제1당 추스르기 포석도

2016-05-17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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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한영기자] “내가 알던 우상호 의원이 맞나 싶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의 최근 모습을 보고 더민주의 한 의원실 관계자가 내린 평가다.

 

우 원내대표가 지난 4일 당선된 후 연일 발언의 수위를 높이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17일 <CBS> 라디오에 출연한 우 원내대표는 ‘임을 위한 행진곡’의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곡 지정이 무산된 점을 두고 “그 사람(박승춘 국가보훈처장) 이상한 사람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5·18 당시 계엄군의 발포에 책임이 없다고 말한 데 대해서도 “말도 안 되는 소리를 5·18 직전에 하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전날에는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이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에게만 '임을 위한 행진곡'의 공식기념곡 지정이 무산된 사실을 전했던 점에 대해 기자들에게 “(연락) 못받았다. 국민의당하고 잘해보라 그래”라며 날카롭게 반응하기도 했다.

 

이같은 우 원내대표의 태도에 대해 제1당 원내대표로서 주도권을 쥐기 위한 전략의 하나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정진석·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4선)에 비해 선수(3선)에서 밀리는 데다 평소 온화한 성품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 것이 다른 당과의 협상에서는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의식했다는 것이다. 더민주 원내대표 선출 과정에서 강창일·이상민 의원은 ‘원내대표 4선론’을 들고 나오기도 했다.

 

우 원내대표의 이같은 태도가 때로는 당내 의원들을 향하는 점도 눈에 띈다. 지난 10일 당내 초선의원 워크숍에서 일부 당선자들이 지각하자 그는 “제가 이것은 반드시 경고드린다. 앞으로 당 활동에 결석을 하거나 불성실하게 활동을 하면 상임위 배치부터 불이익을 드릴 것”이라며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지난 17대 국회에서 열린우리당이 보여준 ‘실책’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열린우리당은 노무현 대통령 탄핵의 역풍을 타고 152석을 확보하며 1당으로 올라섰지만 1년도 지나지 않아 이른바 ‘4대 개혁’ 입법 좌절과 당내 이념노선 갈등 등을 거치며 내리막길을 걸었다. 열린우리당이 그같은 하락세를 탄 이유가 전체의원 3분의 2에 달했던 초선의원(108명)들이 내는 목소리를 제어하지 못한데 있다는 분석이 있다. 따라서 당시 초선의원으로 모든 상황을 지켜본 우 원내대표가 군기 잡기를 통해 당내 질서를 잡고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16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있다. 사진/뉴스1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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