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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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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물산 중심 구조개편 활발…암초는 실적

재무안정성 '경고등'…특별배당 가능성도 제기

2016-11-01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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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재영기자] 삼성이 사실상의 지주사인 삼성물산을 중심으로 구조개편이 활발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등기이사에 올라 경영 전면에 나선 시점과 맞물려 3년여간 진행돼온 지배구조 개편 작업도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삼성물산이 건설업황 부진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어 발등의 불이 급해졌다. 재무 부실이 커지면 추후 지배구조 개편 작업도 난항에 빠질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7일 삼성물산이 보유하고 있던 제일기획 주식 1453만9350주를 주당 1만8400원에 전량 매입했다. 당일 제일기획 종가 1만7400원보다 1000원 높은 가격이다. 최근 3개월래 최고가(1만8200원)보다도 높다. 제일기획 매각이 무산되며 시장가치가 급락한 점까지 감안하면 삼성물산으로서는 계열사로의 지분 매각을 통해 수월하게 현금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취득한 금액은 2675억2400만원이다. 삼성물산은 또 삼성전자 평택 등 그룹 일감이 주로 수의계약 형태로 전달되면서 실적 도움도 더해졌다. 해외수주 부진은 여전하지만 덕분에 2·3분기 연속 영업흑자 달성에 성공할 수 있었다. 
 
삼성물산은 최근 자산 매각과 대규모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현금 모으기에도 여념이 없다. 재계에선 이 같은 움직임이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으로 보는 해석도 있다. 이 부회장이 입사 25년 만에 등기이사에 오르면서 경영권 승계작업도 막바지에 이르렀다. 자사주 의결권 제한, 순환출자 해소 등 경제민주화법 입법 이전에 구조개편을 서두를 가능성이 제기된다. 유력하게 거론돼 온 삼성전자 사업·지주 분할 후 물산과의 합병 방안은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의 지원사격을 받고 있다.
 
하지만 당장 눈 앞의 부채 문제가 만만치 않다. 지난해 4분기와 올 1분기 연속 적자를 낸 재무부담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1년내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보다 갚아야 할 빚이 더 많은 상태다. 2014년 말 156.5%였던 유동비율이 올 상반기말 기준 77.8%까지 떨어졌다. 유동비율은 200% 이상이 안정권이다. 같은 기간 자본에서 부채가 차지하는 비율도 79.9%에서 136.83%로 커졌다. 소액 주주의 반대를 무릅쓰고 제일모직과 합병했지만 효과가 무색하다. 오히려 업황 침체로 리스크가 커진 건설업을 떠안은 부담이 적지 않다. 삼성물산의 상반기 말 기준 미청구공사와 초과청구공사 금액은 각각 1조6000억여원, 1조9000억여원 수준이다. 미수금인 미청구공사는 발주처가 주문을 취소하면 언제든 손실로 바뀐다. 선수금인 초과청구공사 역시 수주 환경이 나빠지면 차입금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 최근 건설업계는 저유가로 경기침체를 겪는 중동 산유국들이 발주를 취소하는 등 해외수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분간 저유가가 유지될 전망이라 업황 개선도 쉽지 않다. 삼성물산도 3분기까지 누적 신규 수주가 6조6000억원에 그쳤다. 연초 제시한 연간 전망치 16조4000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이에 수주 목표를 10조8000억원까지 낮췄다.
 
삼성물산의 재무 부실이 커지면 향후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필요한 계열사 지분 인수자금이 부족하거나 합병 등의 절차에서 주주 반대에 부딪힐 수 있다. 때문에 삼성전자가 향후 더욱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제시할 것이란 시각도 있다. 엘리엇이 제안했던 30조원 특별배당도 절충안이 실현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국투자증권은 “무리한 가정이지만 삼성전자가 30조원 특별배당시 삼성전자홀딩스(+삼성물산) 5조2000억원, 삼성생명 2조2000억원, 삼성화재 3900억원, 지배주주일가 1조2000억원의 배당 수익이 예상된다”며 “현실화되면 계열사 지분 매입과 상속세 재원 등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3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엘리엇의 제안과 관련 “주주환원 정책을 검토 중”이라며 이달 안에 방향성을 제시할 계획임을 밝혔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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