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기자] 야권에서 유력한 대권주자로 분류되는 이재명 성남시장이 2일 ‘최순실 게이트’ 정국을 타개할 유일한 방법으로 연일 박근혜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이날 총리 교체 등 박 대통령이 내각 개편를 단행하면서 이 시장의 하야 요구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이 시장은 이날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최순실 정국) 상태가 계속되면 혼란만 가중되고 점점 더 나빠질 것이기 때문에 박 대통령이 사퇴하는 게 맞다. 지금 잠깐 혼란은 될지 몰라도 더 이상 나빠질 게 없는 상태”라며 “박 대통령이 국가에 봉사할 수 있는 그야말로 유일한 기회”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 하야와 탄핵은 한동안 꺼내기 힘든 단어로 통해왔다. 국가 전반에 미칠 파장이 크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으로 역풍을 맞았다는 점이 적지 않게 작용했다.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이 하야를, 노무현 전 대통령이 탄핵을 당한 사례로 남아있다.
하지만 이 시장은 하야와 탄핵 요구로 인한 우려에 대해 단호히 선을 그었다. 그는 “노 전 대통령 때는 국민의 정서가 탄핵을 원하지 않은 상태에서 정치권이 국민의 의사에 반해 탄핵을 밀어붙였기 때문에 당연히 역풍이 불었다”며 “지금은 그때와 상태가 완전 반대다. 국민들은 박 대통령이 사퇴하거나 하야된다는 여론이 압도적으로 많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박 대통령에 대한 하야·탄핵 요구로) 보수층이 결집하게 되는 작용있을 수 있지만 탄핵이나 하야 요구를 하는게 정상 상태를 회복하는 일”이라며 “노 전 대통령의 탄핵 때와는 객관적 상황이 완전 다르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이날 박 대통령의 총리 등 내각 개편에 대해서도 “박 대통령의 국면모면용”이라며 “국민 여론에 전혀 부합하지 않고, 박 대통령이 (자신의) 사퇴를 무마하기 위한 꼼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여전히 박 대통령은 하야해야 되고 내각도 대통령이 임명하는 형태가 아니라 국민이 참여하는 ‘국민내각’을 구성해야 한다. 총리 임명에 야권이 동의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청와대의 내각 개편이 있기 전까지 이 시장을 제외하고 야권의 대선후보들은 탄핵과 하야의 발언을 꺼내는데 주저했다. 이 시장이 대선주자 가운데 처음으로 대통령 사퇴를 공식적으로 주장하면서 다른 야권 대선후보들 가운데 선명성 경쟁에서 한 발 앞서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때문일까. 최근 이 시장의 지지율은 조금씩 상승하고 있는 모습이다.
데일리안의 의뢰로 알앤써치가 지난달 30일에서 31일 조사를 실시해 2일 발표한 여야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시장이 9.3%로 3위를 기록한 안 전 대표(9.4%)를 바짝 뒤쫓았다. 내일신문과 디오피니언이 지난달 29일에서 30일 조사해 1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이 시장은 8.5%를 기록하며 안 전 대표(9.8%)와는 1.3%포인트 차이에 불과했다. (자세한 조사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재명 성남시장이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토크콘서트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