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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미국대선)자동차 암울…전자·화학·조선·해운 ‘먹구름’

보호무역 확산, 글로벌 무역 위축…수출 타격 불가피

2016-11-09 17:15

조회수 : 2,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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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재영기자]  미 대선의 도널드 트럼프 당선으로 국내 수출업계는 예상했던 최악의 시나리오가 펼쳐지게 됐다. 업황이 좋아지는 부분은 없다. 어디가 더 나쁘냐의 문제다. 대미 수출 비중이 높으면서 보호무역 리스크에 노출돼 있는 자동차 업종의 타격이 가장 클 전망이다. 다른 업종도 글로벌 무역이 위축되고 보호주의 기조가 강화된다는 부정적 요인이 크긴 마찬가지다. 그나마 대미 수출 의존도가 낮거나 미·중 대립관계의 반사이익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점을 위안으로 삼을 수 있다.
 
트럼프가 과격한 보호무역주의 통상공약을 내걸어 대미 수출 타격은 불가피하다. 대미 수출에서 가장 비중이 높은 품목은 자동차다. 지난해 25.1%의 비중을 차지했다. 다음으로 자동차부품(9.4%)과 무선전화기(9%) 순이다. 트럼프는 특히 한미 FTA 등 미국이 체결한 모든 무역협정을 재검토하고 중국과 멕시코산 제품에 징벌적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했다. 자동차는 지난해까지 한미 FTA 비수혜 품목으로 분류됐으나 올해부터 관세가 기존 2.5%에서 0%로 철폐됐다. 또한 멕시코에 대한 관세 장벽이 구축되면 현대차를 제외한 주요 완성차 업체가 타격을 입게 된다. 기아차는 올 상반기 멕시코 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북미 외 지역에 대한 관세장벽 강화 시에도 현지 생산 비중이 낮은 업체들의 전략적 변화가 필요해진다.
 
전기전자 업종 역시 대미 수출 비중이 높지만 주력 수출품인 휴대폰 및 부분품, 반도체 등은 FTA와 무관하게 무관세 품목이다. FTA 수혜품목인 유압식 변압기, 전기제어용 보드 등의 수출은 변수가 생길 수 있다. 삼성전자나 LG전자 등 국내 대기업들이 중국이나 베트남 등지에 생산능력을 확대해온 점은 미국과 중국 간의 마찰이 커질 시 발목을 잡을 리스크다. 세탁기 제품의 경우 기존에도 반덤핑 관세 이슈가 줄곧 따라붙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세탁기가 미 당국으로부터 폭탄 수준의 덤핑마진율을 적용받아 세계무역기구(WTO) 제소까지 이어졌고 최종 승소했지만, 추가적으로 양사가 중국에서 생산한 세탁기도 덤핑 조사를 받고 있다. 이같은 한국산 전자제품에 대한 견제가 더욱 심해질 수 있다. 
 
석유화학 제품은 대미 수출 비중이 약 5% 정도로 높지 않다. 단기적으로는 영향이 크지 않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역시 전망이 어둡다. 미국이 보호무역을 강화하면 가장 큰 수출시장인 중국도 시장 문을 틀어막을 것이 우려된다. 아울러 중국의 완제품 수출이 축소되면 국내 화학제품 중간재 수출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한편으로, 트럼프는 미국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셰일가스, 석유, 석탄 등의 자원개발을 적극 장려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셰일자원 개발에 맞서 중동 산유국들이 원유 생산을 줄인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 유가는 하방 압력을 받을 확률이 높다. 저유가는 석유수요 증가와 화학제품 원가인하, 가스화학 산업 가격경쟁력 저하 등을 야기해왔다. 석유를 기반으로 하는 국내 화학산업은 유리한 효과를 얻고 있다. 미국이 자원 수출을 늘리면 중동에 대한 국내 자원 의존도도 개선이 가능하다. 반면, 오바마 정부가 밀어붙였던 신재생에너지 산업은 움츠러들게 됐다. 한화, OCI 등 국내 기업들이 현지 태양광, 풍력 투자에 적극적였던 만큼 시장 규모가 줄어드는 부정적 이슈다.
 
트럼프가 공공인프라 투자를 공약하고 있어 건설경기 호황이 일어날 수 있다. 이에 따라 건자재나 철강 수요 증가가 예측된다. 다만, 미국산 제품 이용을 의무화하거나 수입산에 대한 관세 압박으로 국내 기업이 수혜를 입기는 어려워 보인다. 자원개발이나 건설경기가 활황이면 조선·해운 업계는 관련 물동량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전반적인 글로벌 수주 감소 현상을 낳은 저유가 상황이 계속될 것이란 점에서 긍정보단 부정 요인이 커 보인다. 무엇보다 보호무역 확산에 따른 글로벌 무역 침체가 구조조정이 한창인 이들 업종에는 견디기 어려운 짐이 될 수 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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