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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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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롯데·한화도 지주사 전환 '숙제'

삼성 방패 삼아 개편 속도전…순환출자 없는 한화는 상대적 여유

2016-11-29 18:27

조회수 : 3,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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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재영기자] 삼성이 지주회사 전환을 공식화하면서 다른 재벌들도 지배구조 개편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삼성을 지주사 전환으로 내모는 ‘기존 순환출자 해소’ 등 각종 경제민주화 법안들은 현대차나 롯데 등에도 숨통을 죄는 압박으로 작용하기 때문. 게다가 지주사 전환이 재벌 편법 승계 논란으로 비화돼 여론의 부담이 적지 않을 것을 고려하면 삼성을 방패 삼아 시류에 편승하려 할 것이란 시각도 있다.
 
삼성과 함께 현대차, 롯데, 한화 등은 지주사 체제의 공통과제를 안고 있다. 상황은 조금씩 다르지만 지주회사 전환의 필요성은 어느 쪽에나 적용된다. 공정거래법상 일반지주회사는 금융사를 보유할 수 없고, 지주회사 전환 시 기존 순환출자 고리는 해소해야 한다. 이 같은 부담에 지주사 전환이 지연돼 왔지만 경제민주화를 기치로 기존 순환출자 해소 법안이 20대 국회에서 발의됨에 따라 지주회사 전환은 피해갈 수 없는 과제가 되고 있다. 야당이 극렬히 반대해왔지만 금산분리, 순환출자 고리 해소 등의 명분으로 중간금융지주회사 도입마저 이뤄진다면 체제 전환은 훨씬 수월해질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와 현대차, 기아차를 잇는 순환출자를 중심으로 지배구조가 형성돼 있다. 지분 처분을 통해 기존 순환출자를 풀어내기는 어렵다. 기아차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만 4조원가량이다. 규모가 커 처리가 쉽지 않다. 외부에 처리 시 그룹 경영권이 침해 당할 우려도 있다. 삼성과 마찬가지로 인적분할 및 합병 과정을 거쳐 지주회사가 계열사 출자 지분을 내재화하는 작업이 필요해 보인다. 이 경우 핵심은 현대모비스다. 다만, 현대카드 등 그룹 내 5개의 금융 계열사 지분 처리 문제가 최대 난관이다. 현대차는 삼성과 마찬가지로 중간금융지주회사 제도 도입에도 목을 메고 있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같을 수는 없겠지만 삼성과 함께 보폭을 맞추는 것이 여러모로 부담이 덜하다"고 말했다. 시선분산 효과를 고려한 발언이다.  
 
롯데는 이미 지주사 체제 전환의 중장기적 비전을 내놨다. 지난달 말 대대적인 검찰 수사가 마무리 되자 신동빈 회장은 대국민 사과와 함께 경영쇄신안을 발표하며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롯데 역시 순환출자와 금융 자회사 문제를 안고 있어 지주회사 전환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지적이다. 롯데는 지주회사 전환과 별도로 순환출자 해소 작업도 꾸준히 진행해 왔다. 지난해 롯데건설의 롯데제과 지분을 신 회장이 매입했으며, 이어 롯데쇼핑이 보유했던 롯데알루미늄 지분, 한국후지필름의 대홍기획 지분, 롯데제과의 한국후지필름 지분을 호텔롯데가 사들여 순환출자 고리가 상당 부분 해소됐다. 롯데호텔이 상장되면 순환출자 해소 작업이 탄력을 더해 지주회사 전환도 빨라질 것으로 보여진다. 롯데도 롯데카드를 중심으로 한 금융계열사 지분 문제로 중간금융지주회사 도입이 절실하다.
 
한화는 순환출자가 없어 상대적으로 느긋하다. 현재 삼성과의 빅딜 이후 계열사의 정지 작업에 한창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도 지배구조 상위 계열사에 대한 3세 지분 확대를 통해 승계 작업은 진행되고 있다.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 100%를 보유한 한화S&C를 정점으로 계열사 지분이 정리되면서 승계 진도가 나가는 모습이다. 최종적으로는 한화의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 (주)한화와 합병하는 작업을 통해 승계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 또한 중간금융지주사 제도 도입은 지주회사 전환 동기 부여가 되는 요인이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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