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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택

(자율차시장 새판짜기)①IT·자동차 기업, 자율주행 주도권 전쟁

“독자개발, 인수합병, 전략적 제휴 통해 기술개발 나서야”

2016-12-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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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차는 미래 자동차 산업의 가장 큰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자율주행차가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꼽히면서 자동차 회사들뿐 아니라 IT 기업들이 앞다퉈 이 분야에 진출하고 있다. IT기업의 공격적인 전략 추진에 위기감을 느낀 자동차 기업들도 주도권을 내주지 않기 위해 자율주행차 자체 기술개발에 속도를 내면서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자율주행차 기술은 여전히 충분한 신뢰성을 보장할 수 없지만, 시장의 확산과 방향성은 뚜렷하다. IT기업과 자동차 기업들은 강점 영역에 주력하면서도 때로는 부족한 부분은 손을 맞잡으며 협력·보완하고 있다. 급변하는 자율주행차 시장에서 자동차와 IT 기업의 역학 관계는 새롭게 재편될 것이다. 이들 기업은 새로운 도전과 기회의 장에 서있다. 
 
세계 최대 IT 회사인 구글은 지난 2009년부터 자율주행차 개발에 뛰어들었고, 불과 몇 년 사이 수만 마일 이상을 무사고로 주행할 수 있는 자율주행차를 선보이면서 자동차 업계를 뒤흔들었다. 기존 자동차업계에서 자율주행차는 실험 차원에서 연구했을 뿐 대중화와는 거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IT기업의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추진 현황. 자료/LGERI(전승우 책임연구원)
 
자율주행차의 경우 첨단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IT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가 중요한 요소로 여겨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IT 산업을 이끄는 대다수 기업들이 자율주행차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기존 자동차 기업들도 자율주행차 시대를 대비하는 다각적 전략 마련에 분주해졌다. 실제로 지난 2013년부터 세계 최대 IT 전시회인 CES와 MWC에서 자동차 기업들은 자체 개발한 신기술을 선보이는 등 산업간 영역 파괴가 이미 보편화 됐다. 
 
애플(Apple)은 지난 2014년 3월 제네바 모터쇼에서 모바일 운영체제 iOS와 연동해 경로 네비게이션, 음악 스트리링, 음성 인식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카플레이(Carplay)’를 선보였다. 구글 역시 같은 해 6월 구글 I/O 개발자 회의를 통해 애플 카플레이와 유사하게 만든 ‘안드로이드 오토(Android Auto)’를 발표했다. 최근 중국 바이두(Baidu)는 ‘카 라이프(CarLife)’, 알리바바는 ‘윤(Yun)’을 공개했다. 중국 IT기업들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이외에 퀄컴(Qualcomm)은 자사의 시스템 반도체 및 통신 기술을 적용한 인포테인먼트 프로세서 스냅드래곤(Snapdragon) 820A를 선보였다. 인텔(Intel) 역시 모빌아이(Mobile Eye) 등 주요 기술력을 확보한 자동차 전장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2021년까지 자율주행차를 개발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특히 많은 IT 기업들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향후 자율주행차의 핵심부품이 될 수 있는 잠재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자동차 기업에 비해 IT 기업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구현해 미래 자동차를 제작하는데 더 유리할 것이란 판단이다. 이는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자율주행차 시장의 주도권을 IT 기업들이 선점할 수 있다는 얘기다. 
 
현대차 미국법인 데이브 주코브스키 사장이 아이오닉 일렉트릭 자율주행차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자동차 기업 역시 자율주행차의 핵심은 기계 장치가 아닌 IT 기술, 특히 소프트웨어가 될 것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기업들은 자율주행차 시대에서도 자동차의 이동성과 안전성이라는 본질은 여전히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독일, 미국, 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리나라의 자율주행 기술이 떨어지는데,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기 위해선 3가지 전략이 필요하다”면서 “자체적인 투자와 전략적 제휴, 인수합병 등을 적절히 믹스하면 따라가야지 격차를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최근 국내 기업들이 자율주행차 기술·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만, 선진국에 비하면 3~4년의 격차가 있다”면서 “정부의 적극적 지원 아래 산학협력 등 통합적 연구가 필요하고, IT에 강점이 있는 국내 기업들간 적극적 협력을 통해 시너지효과를 높일 수 있는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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