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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석

유한양행 매출 70% '남의 제품'

외산약 의존도 높아

2016-12-04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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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원석기자] 제약업계 1위 유한양행(000100)의 '남의 제품' 매출 비중이 70%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0억원 중에서 70억원 정도가 외산약 등 상품을 단순 유통해 올린 매출이라는 의미다. 토종신약이 캐시카우 역할을 하기보단 외산약에 의존도가 높은 국내 제약업계 현주소라는 지적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의 개별기준 1~9월 매출액은 9643억원으로 전년(8204억원)비 18% 증가했다. 제약업계 최초로 3년 연속 연매출 1조원 돌파가 유력시된다. 
 
같은 기간 전체 매출액에서 '남의 제품'을 팔아서 올린 상품 매출액은 7148억원으로 74%의 비중을 차지한다. 상장 제약사의 매출액 대비 상품 매출액 비중이 40%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업계 최고 수준이다. 
 
유한양행이 팔고 있는 외산약은 B형간염치료제 '비리어드(지난해 처방액 1155억원)', 고혈압치료제 '트윈스타(844억원)', 당뇨치료제 '트라젠타(972억원)' 등이 대표적이다. 
 
보통 외산약을 판매해 20~30% 정도를 수수료로 받는 것으로 알려진다. 100억원을 팔면 20억~30억원을 수수료로 받는다는 계산이다. 국내 업계 1위 제약사가 글로벌 제약사의 신약을 들여와 판매하는 단순 유통업체에 가깝다는 것이다. 
 
업계에선 외산약은 판권회수의 위험이 내포한다고 경고한다. 검증된 글로벌 신약을 들여와 손쉽게 매출을 올릴 수 있지만 영업권이 이양돼 매출이 한번에 증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 대웅제약(069620)은 올해 총 2500억원대의 외산약이 경쟁사로 판권이 넘어가면서 영업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업계가 글로벌 신약 개발과 해외진출을 화두로 내세우고 있지만 여전히 현실은 내수 중심의 외산약 의존도에 따라 시장 순위가 갈리고 있다"며 "외산약 도입에만 매달리면 결과적으로 신약 R&D를 저하시키고 국내 시장 성장을 둔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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