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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종

밥그릇 뺏길라…외항사 눈독에 항공업계 '고심'

국내 시장 성장에 너도나도 진출…수익성·경쟁력 철처히 갖춰야

2016-12-05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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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국내 항공 시장이 수년새 눈에 띄게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업계는 안도하지 못하고 있다. 해외 대형사 뿐만아니라 저가항공(LCC)들까지 잇따라 국내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5년새 약 1.5배의 해외여행객 증가세를 보이며 덩치를 불려온 국내 시장에 해외 항공업체들이 속속 몰려들고 있다. 국내 출발 첫 노선과 증편은 물론, 한국지사까지 적극 설립하는 등 단기 이익이 아닌 장기적 관점에서 한국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국내 항공업계는 최근 수년간 성장을 지속해 왔다. 해외여행객이 지난 2010년 1249만명에서 지난해 1931만명으로 55% 가량 증가 했다. 올해 역시 해외 여행객이 폭증하며 3분기 항공교통량이 지난해에 비해 15.2%나 늘었다. 이에 힘입어 대형사와 LCC업계 모두 역대급 영업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LCC의 폭발적 성장세가 돋보였다. 여행수요 증가에 6개까지 늘어난 LCC 업체들은 빠르게 대형항공사의 단거리 노선을 잠식했고, 지난 2010년 64.1%에 달했던 대형사의 국제선 수송분담률은 지난 10월 절반 이하인 44.3%까지 떨어졌다. 
 
이에 다급해진 대형사는 오랜기간 '괌대-대한항공(003490), 사이판-아시아나항공(020560)'으로 대표되던 독자노선 기조를 깨뜨리는 등 대규모 노선 재편을 통한 수익성 재고에 안감힘을 기울였다. 이 과정에서 아시아나항공은 대형사 최초로 유료 지정좌석제를 도입하기도 했다. 
 
고무적 성장세를 기록 중인 LCC라고 해서 마냥 속이 편하지는 않다. 생존을 위한 출혈경쟁 심화는 물론, 수요가 증가 하면서 낮은 서비스 품질과 항공기 지연 등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오랜기간 LCC를 운영하며 노하우가 쌓인 해외 LCC들까지 국내 진출에 무게를 두기 시작하는 등 경쟁 대열에 합류했다.
 
대형사 역시 해외 메이저항공사들이 국내사업 비중을 늘이고 있어서 안팎으로 부담되긴 마찬가지다. 
 
해외여행객의 지속적 증가에도 불구, 외항사의 잇따른 국내 진출에 국내항공업계가 마냥 웃지만은 못하고있다. 지난 10월 연휴를 이용해 해외여행을 마친 여행객들이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을 빠져나오고있다. 사진/뉴시스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을 허브 공항으로하는 홍콩에어라인은 오는 16일 인천발 홍콩 노선을 신규 취항한다. 신규 취항 하루 전인 15일 대규모 기자간담회를 열고 본격적인 국내 진출을 선언 한다는 계획이다. 
 
홍콩은 지난해 아시아권 국가 가운데 국내 여행객들이 중국과 일본, 태국에 이어 4번째로 많이 찾을 만큼 높은 수요를 보이는 지역이다. 홍콩에어라인이 신규 취항을 완료하면 올 들어서만 네번째로 인천발 직항 노선을 갖는 외국항공사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앞서 올 상반기 캄보디 앙코르항공과 중국구제항공은 각각 인천발 프놈펜, 윈저우 노선을 신규 취항했고, 지난 10월에는 폴란드항공이 인천~바르샤바 노선을 처음으로 개설했다. 
 
해외 LCC 가운데서는 필리핀 세부퍼시픽이 최근 한국지사를 설립했다. 베트남 비엔젯항공, 대만 타이거항공, 일본 피치항공 등 기존 노선을 가지고 있던 업체들은 증편을 검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외항사의 국내발 노선 진출은 소비자에게 보다 넓은 선택의 폭을 제공하고, 인천국제공항을 비롯한 국내 공항이 동북아 허브로서의 국제적 위상과 수익성을 높이는 데는 분명한 효과가 있지만 국적사 입장에선 이제 막 꽃피운 시장에서 경쟁이 더욱 거세진 격"이라며 "당분간 대형사, LCC 가릴것 없이 수익성 개선과 경쟁력 제고를 위한 움직임들이 활발히 펼쳐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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