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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호

AIA생명, 무리한 법인전환 우려

법인전환 전 희망퇴직 실시…업황도 악화, 성장 한계 지적

2016-12-0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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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종호기자] AIA생명이 한국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진출 30년 만에 법인전환을 결정한 가운데 희망퇴직을 시행하면서 법인전환에 올인하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생명보험 업황이 악화되고 외국계 보험사가 떠나고 있는 상황에서 AIA생명이 직원들 구조조정에 나서는 등 무리하게 법인전환을 추진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AIA생명은 6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자를 받고 9일 대상자를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차태진 대표가 불완전판매에 대한 금감원 제재 과정에서 직접 심의위원회 소명에 나서 제재수위를 낮추는 등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구조조정을 법인 전환 전 조직 슬림화를 위한 작업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AIA생명의 임직원 수는 비슷한 규모의 회사들과 비교해 많은 편이 아니다. 올해 9월 말 기준 AIA생명의 임직원 수는 667명으로 라이나생명은 886명 매트라이프생명은 647명으로 소형생보사 수준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부에서는 이번 희망퇴직이 조직 장악력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추진되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AIA생명은 이번 희망퇴직이 비용절감을 위해 추진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강조했다.
 
AIA생명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희망퇴직은 비용절감을 위해 오랜기간 고심 끝에 실시한 것으로 다른 의도는 결코 없고 항간에 떠도는 법인화 관련 소문과도 상관없다"며 "비용절감 및 조직효율화를 통해 내년에는 보다 탄탄한 성장기회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외국계 보험사들이 한국 생명보험 시장을 철수할 만큼 업황 자체가 좋지 않고 AIA생명의 상황에서의 법인전환에 대한 우려도 있다. 
 
AIA생명의 올해 9월 기준 당기순이익은 179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442억원보다 349억원 상승했지만 신계약 건수는 감소하고 있다. AIA생명의 지난해 9월 신계약 건수는 26만7713건 이었지만 올해 9월에는 22만2809건으로 4만5000건 가량 감소했다.
 
대면 채널의 상황악화도 불안요소다. AIA생명의 올해 9월 말 설계사 수는 162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277명보다 657명 감소했다. 방카슈랑스 채널을 통한 보험 판매도 2021년 도입될 IFRS 17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판매 채널 중 AIA생명의 방카슈랑스 채널 집중도는 86% 수준으로 대면 채널인 설계사와 대리점 채널을 합해도 11.5% 수준에 불과하다.
 
법인전환 후 대면 채널 중심의 영업 전략을 펼쳐야 하지만 영업현장에서 AIA생명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은 것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생명보험 설계사 A씨는 "메트라이프와 소송 이후 AIA생명에 대한 소문이 좋지 않다"며 "법인전환 후 설계사를 모집하기 위해 시책을 펼치겠지만 얼마나 좋은 조건을 보장해주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더욱이 최근 있었던 금융감독원의 불완전 판매에 대한 제재에서도 차 대표가 금감원을 직접 찾아가 소명하는 등의 공을 들였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기관경고 이상을 받을 경우 법인전환에 제약을 받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AIA생명은 예상보다 낮은 기관주의 제재를 받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제재심의에 대표가 직접 찾아가 소명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기관경고 이상을 받으면 법인전환에 영향이 있어 차 대표가 직접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AIA생명 본사. 사진/AIA생명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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