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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영

"모른다…기억에 없다" 모르쇠로 일관한 증인들

김기춘·김종·송성각 등 침묵 일관…14명만 출석 '반쪽 청문회'

2016-12-07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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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한영기자] 7일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2차 청문회에 출석한 주요 증인들은 그간 제기된 의혹들을 대부분 부인하기에 바빴다. 조만간 이뤄질 박영수 특별검사의 수사에 대비하는 차원으로 보인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날 청문회에 출석해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보고를 받고도 미용사를 청와대로 불러들여 머리 손질을 하는 사실을 알았냐’, ‘2014년 4월16일 안봉근 전 청와대 제2부속비서관과 몇차례 통화했나’, ‘이른바 정윤회 문건 유출사건 당시 언론보도를 봤냐’는 국조위원들의 질문에 “대통령을 제대로 보필하지 못해 오늘날 이런 사태가 된데 대해 참으로 부끄럽고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도 “몰랐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대부분 부인했다.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비망록 내용과 관련해서도 “전부 실장이 하나하나 지시했다고는 볼 수 없다. 참여자들의 의견이나 생각이 혼재되어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국민의당 김경진 의원이 김 실장에게 “죽어서 천당가기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질타에도 김 전 수석의 비망록 내용을 부인했다.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 등도 “김 전 실장이 최순실 소개해준 것 아니냐”, “(포스코 산하 광고회사) 포레카 강탈이 어떻게 이뤄졌냐”는 위원들의 질문에 “재판에서 다뤄질 내용이라 답변이 적절치 않다”며 빠져나갔다. 오후 국조특위에 출석한 장시호(최순실 조카) 증인도 “검찰에 가서 말씀드렸다”는 발언으로 빈축을 샀다.
 
이와 관련 김 전 실장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등으로 입건된 피의자지만 아직 단 한 차례의 조사도 받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향후 박영수 특검 조사를 앞두고 가급적 새로운 정보를 주지 않겠다는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다른 증인들의 모르쇠 증언이 이어지자 김성태 국조특위 위원장이 "국회에서 증언감정 법률에 따라 선서한 증인은 숨기거나 보탬 없이 사실을 그대로 진술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수차례 강조했음에도 증인들의 답변 태도는 변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은 한목소리로 “국민들 앞에 사죄하기는커녕 끝까지 증거를 은폐하고 진상규명을 방해하는 그 모습이 참으로 후안무치하다”(정의당 한창민 대변인)고 비판하는 한편 향후 추가 청문회 등의 필요성을 밝혔다.
 
한편 이날 오전 청문회에 ‘국정농단’ 사건의 몸통인 최순실씨를 비롯해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등 참고인 포함 14명이 출석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청문회 시작과 동시에 김성태 위원장이 동행명령장을 발부했으나 장시호씨를 제외한 다른 증인들은 건강상 이유를 대거나 잠적하며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를 두고 국조특위 위원들은 추후 증인들의 출석 때까지 지속적인 출석요구서 발송과 검찰 고발, 추가 청문회 개최 등의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위' 2차 청문회에서 장시호씨(왼쪽 첫번째)가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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