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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희

환경비용 반영못한 에너지 세율…'면세'에 가까운 석탄

(에너지세제 새판짜기①)에너지세금 88%가 수송용 연료…"석탄 면세 처우 불합리"

2016-12-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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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배출전망치(BAU) 대비 25.7%(2억1900만톤) 줄이는 내용을 골자로 한 '제1차 기후변화대응 기본계획'과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 기본 로드맵'을 6일 확정했다. 지난해 말 '신(新) 기후체제'라 불리는 파리 기후변화협약 체결에 따라 한국이 국제 사회에 제시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기후변화는 사기"라고 주장해 온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자 기후협약 체제 지속성에 대한 우려도 나왔지만, 트럼프가 최근 기후협약 탈퇴 공약을 재고할 가능성을 내비치는 등 변화의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고 있는 기후변화 대응에 발 맞추기 위해 한국도 걸음마를 시작했으나, 기존의 에너지 관련 세금제도가 갖고 있는 모순을 해결하지 못하면 실효성 있는 정책으로 이어지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는 최근 기후변화 관련 정책에서 장기적으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중단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지난해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통해 밝힌대로 2025년까지 석탄발전소 20기를 더 짓기로 한 계획 이후에는 석탄화력발전소를 더 이상 짓지 않겠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전력 생산의 40% 가량을 차지하는 석탄화력발전소를 짓지 않는다면, 늘어나는 전력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다른 에너지원을 통해 이를 생산해야만 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현재 에너지원에 부과하는 세율이 환경비용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는 등 비합리적이어서, 이를 손보지 않으면 온실가스 감축에 악영향을 미치는 석탄에너지에 의존하는 구조를 벗어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기획재정부 및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등에 따르면, 석탄(무연탄·유연탄)과 우라늄에는 관세·교통에너지환경세·안전관리부담금 등이 부과되지 않고 있다. 반면 친환경 에너지의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LNG(천연가스)는 3% 기본관세와 1kg당 60원의 개별소비세, 24.2원의 수입부과금을 부담하고 있다.   환경비용이 덜 발생하는 다른 에너지원들 보다 오히려 더 적은 세금을 내고 있는 것이다. 
 
허경선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연구위원은 "세율이 낮거나 없는 에너지원은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을 유지하게 되고 이는 자원배분의 왜곡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에너지 이용으로 발생하는 환경오염, 지구온난화 등 사회적 비용이 세제에 반영돼있지 않아 계속적인 논란을 낳고 있다"고 말했다.
 
 
큰 틀에서 보면 이는 석탄을 포함한 '발전용' 에너지에 부과하는 세금이 '수송용' 에너지에 비해 지나치게 낮다는 문제로 연결된다. 2014년 국세통계연보 등에 따르면, 국민들은 에너지 관련 세금(부가가치세 누적포함·부과금 제외) 가운데 88%를 휘발유·경유·부탄 등 '수송용' 연료를 통해 지불하고 있다. 열·난방용은 5%, 발전용은 7%에 불과했다.
 
석광훈 이화여대 소비자학과 겸임교수(에너지시민연대 정책위원)는 "명확한 오염원별 부문별 위해도 평가 없이 수송부문에 대해서는 과도한 과세가 이뤄지고 있고 발전부문은 면세에 가깝게 처우하고 있다"며 "국내 에너지 관련 세수는 총 세수의 6.5%로 OECD 평균의 2배 수준이지만 온실가스와 미세먼지의 환경비용을 적절히 반영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석탄을 전체 발전원의 30% 이내로 규제하자는 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소속 홍영표 의원은 지난달 '미세먼지 대책 4대 패키지 법안'을 발의했다. 법안에는 ▲전기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 이용 보급 촉진법 일부개정법률안 ▲대기환경보전법 일부개정법률안 ▲수도권 대기환경개선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담겼다. 발전 단가가 싼 석탄이 무분별하게 이용되는 것을 막자는 취지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국내 에너지 세제가 국제 흐름에 맞게 환경성을 반영해 대대적인 개편이 이뤄져야 실효성 있고 지속가능한 정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도 "정부가 내놓고 있는 미세먼지 대책도 정확한 환경영향평가에 따른 결과라기 보다는 경유차 등에 모든 책임을 지우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 뉴햄프셔주 바우에서 석탄으로 가동되는 메리멕 화력발전소의 굴뚝에서 연기가 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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