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기자]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후 한국 경제를 이끌 수장이 누구인지에 대한 갑론을박을 벌여온 정치권이 현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임종룡 금융위원장 체제를 인정하는 것으로 입장정리를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13일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경제부총리 문제는 현 유일호·임종룡 체제에 변동을 주는 것이 경제에 잘못된 신호를 줄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을 했다”며 당분간 현 상황을 유지하며 지켜보겠다는 방침을 드러냈다. 국민의당의 경우 경제부총리 인선 문제는 민주당에게 권한을 위임하고 결정에 따르겠다고 발표한 바 있으며 정의당의 경우 ‘임 내정자의 임명 제청자인 김병준 총리 내정자가 사퇴했기 때문에 임명 근거를 상실했다’는 입장이다. 전체적으로 현 유일호 부총리 체제를 인정하는 듯한 모양새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국민의당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 정의당 심상정 상임대표의 이날 야3당 대표 회동에서도 경제부총리 문제는 별도로 논의되지 않았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정의당 추혜선 대변인은 “구체적으로 그 부분에 대한 이야기가 안됐다”며 “각 당의 입장이 조금씩 다르기에 존중하는 분위기였다”고 말을 아꼈다. 민주당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별도 논의를 따로 하지는 않았다”고 부연했다. 듣기에 따라 전날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국무총리)의 결정을 용인하는 것으로 들린다.
이와 관련 황 권한대행은 전날 유일호 경제부총리를 유임시키기로 방향을 잡았다. 총리실 관계자는 한 언론과의 전화통화에서 “정국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제거된 만큼 이제는 유일호 부총리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밝혔다. 유일호 부총리 거취 문제가 ‘일단 황 권한대행 체제를 지켜보겠다’는 야당들의 입장과 궤를 같이 하는 모양새다.
다만 야당에서 황 권한대행 체제에 대한 의구심을 끊임없이 내비침에 따라 유 부총리의 신상에도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이날 현안 논평에서 “우리당이 황 대행을 지켜보는 이유는 오직 하나, 법치주의에 대한 존중 때문”이라며 “그동안 그가 보인 말과 행동을 따지면 결격 사유는 백가지도 넘는다”고 꼬집었다.
한편 야3당 대표들은 이날 회동에서 황 권한대행의 권한 범위와 과도적 국정 수습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한 회동을 제안키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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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김동철 비대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정의당 심상정 상임대표(왼쪽부터)가 13일 오후 국회 귀빈식당에서 회동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