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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휘

안종범 “대기업 모금, 박 대통령이 모두 지시”

정호성 “세월호 참사 미용시술 의혹, 말할 수 없다”…부인은 안해

2016-12-26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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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성휘기자]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26일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과정에서 본인의 대기업 강제모금 의혹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이 결정하고 지시했고, 저는 이행했다”고 말했다.
 
안 전 수석은 이날 오후 서울 구로구 남부구치소에서 국회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과 비공개 질의응답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새누리당 정유섭 의원이 전했다.
 
그는 “검찰 공소장에 나오는 모든 혐의는 내 스스로 판단해서 이행한 것은 단 하나도 없다”며 이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주범이 박 대통령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안 전 수석은 자신이 ‘비선실세’ 최순실씨와 공모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최씨와 연관된 것인지는 전혀 몰랐다”고 적극 부인했고, 재판과 관계돼 있거나 다툼의 여지가 있는 것들도 거의 대부분 답변하지 않았다.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은 ‘박근혜 대통령 말씀자료’가 사전에 최씨에게 전달된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최씨가 의견을 말하고 밑줄을 치면서 수정했다”고 말했다.
 
국가정보원, 감사원, 검찰총장 인사에 관한 최순실씨 개입 여부에 대해선 다소 부정적으로 답했지만 “인사안을 발표할 때 발표 내용에 대해서는 수정을 받을 필요가 있었다”고 답해 최씨의 인사개입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의원에 따르면, 정 전 비서관은 최씨를 “대통령을 아주 잘 모시는 사람”이라고 평가하고 “최씨가 이렇게 사익을 취하고 삼성 등 대기업에서 수백억 지원을 받은 것은 미스터리”라고 했다.
 
정 전 비서관은 “최씨는 박 대통령이 신뢰하고 잘 아는 분이라 많이 상의했다”며 “공식적인 직함을 가진 분은 아니고 뒤에서 돕는 분이라 김기춘 비서실장이나 우병우 민정수석에게는 보고를 안 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정 전 비서관은 4·16 세월호 참사 당시 박 대통령의 행적과 관련해 “그날을 전후해 박 대통령의 일정이 빡빡했는데 그 날만은 유독 일정이 비어 있었다”면서 “박 대통령이 매우 피곤해 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관저에 있었다”고 밝혔다.
 
미용시술 의혹에 대해서는 부인하지 않고 “말할 수 없다”고 답변을 거부해 여운을 남겼다. 참사 당일 미용사를 청와대로 부른 것은 시인했다. 그는 “(박 대통령이) 중대본으로 갈 것이 예정돼있어 미리 부른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 등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 여야 위원들이 26일 오후 서울 구로구 남부구치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현장 청문회'에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을 만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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