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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도

장강명 작가의 한국사회 낯설게 보기

2016-12-2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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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권익도기자] “오늘을 낯설게 보는 능력은 누구에게나 다 있습니다. 다만 그 생각을 슬그머니 버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고집과 뚝심으로 발전시키는 사람이 있습니다. 저는 후자의 태도가 결국 우리 사회 전체를 낯설게 보는 힘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2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 3층 북파크에선 인터파크 주최로 장강명 작가의 ‘오늘 낯설게 보기의 힘’ 강연 행사가 열렸다. ‘댓글부대’, ‘한국이싫어서’ 등 매 작품마다 한국 사회의 문제를 날카롭게 지적해 온 그답게 시대적 문제를 얘기하고 관객들과 함께 고민을 나눴다.
 
행사는 장 작가의 ‘한국사회 민낯과 마주한 소설가’라는 주제의 강연으로 시작됐다. 그는 소설가 조지오웰이 10대 시절 학교에서 계급차별, 억압, 귀족주의 등을 보고 자란 이야기를 꺼내며 자신 역시 중고교 시절 비슷한 경험을 했다고 얘기했다.
 
당시 장 작가가 본 것은 군대문화나 집단주의가 배어든 학교라는 사회였다. 그 부조리한 면들과 부딪히면서 그는 “나만 이상한가?”라는 의문을 지속적으로 품게 됐다. 하지만 당시 주변에선 자신의 의문에 공감하거나 답을 내려주는 사람이 없었기에 긴장 상태로 의문들을 성장, 발전시켜 갔다.
 
장 작가는 “그러한 경험이 오늘날 소설 집필 과정에서 ‘온 세상에 불허하는 느낌’에 이르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조지오웰 역시 비슷한 흐름을 거쳐 ‘1984’나 ‘동물농장’ 등을 집필했고 이 시대 인류가 ‘빅브라더’를 피할 수 있게 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오늘 오신 관객분들 역시 저와 같이 세상을 낯설게 보고 있는 분들이 있다면 그 불씨를 꺼뜨리지 말고 살려서 결론을 내린 후 들려주시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순서에서는 홍석재 영화 감독과 장 작가의 대담 형식으로 소설들의 구체적인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홍 감독의 질문에 장 작가는 집필과정이나 캐릭터 등의 설명을 하며 소설 속에서 낯설게 본다는 것의 의미를 구체적으로 풀어줬다.
 
행사가 끝난 후 관객들은 흡족한 모습이었다. 정재인 씨는 “평소 작가분의 소설을 뜻깊게 읽었기에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며 “낯설게 보기란 주제에 맞게 평소 생각의 틀을 전환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됐던 것 같다”고 평했다.
 
김유민 씨는 “동시대성이란 키워드로 인기를 얻는 작가분이 어떻게 작품을 생각하고 현 사회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듣게 돼서 좋았다”고 말했다.
 
홍석재 영화감독(왼쪽)과 장강명 작가가 지난 21일 한남동 블루스퀘어 3층 북파크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인터파크도서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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