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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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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곤의 분석과 전망)'정권교체 최우선론'이야말로 정권교체의 걸림돌

2017-01-01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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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국민 입장에선 21016년이 너무 힘든 한 해였다. 2017년도 만만치 않은 한 해가 될 것이다. 상반기 중에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인용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박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대한 법리적 판단을 내다보긴 어렵다. 하지만 그 누구라도 이런 상태의 박 대통령을 직무복귀시켜 2018년 2월까지 법적 임기를 채울 길을 열어준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새누리당 조차 그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움직이진 않고 있다.
 
그렇다면 조기 대선이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선두를 다투고 있지만 개인의 지지율 뿐 아니라 정당의 지원, 지지층의 단단함, 조직력 등을 감안해 보자. 냉정히 봐도 현재로선 문 전 대표가 분명히 선두다.
 
정권 교체의 가능성도 높다는 뜻이다.
 
아니 5년 전 이 여론조사를 보면 “박근혜가 당선되도 정권 교체의 의미가 크다고 본다”는 응답이 높았다. 반기문이 됐건 유승민이 됐건, 심지어 현재 새누리당 안에 있는 인물들도 선거 때는 “박근혜와 다름”을 내걸 것이 분명하다.
 
물론 야당은 ‘그것은 사기’라며 ‘진정한 정권교체’를 강조하겠지만 대선을 관통하는 주제의식이 ‘박근혜와 다름’이라는 건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고 현실이다. “너는 왜 비겁하게 이제 와서 거리를 두려 하느냐. 계속 박근혜와 붙어 있어라”고 말할 필요도 없다.
 
대선이 ‘박근혜와 누가 더 멀리 있나’ 싸움이 된다면 야당 입장에서야 아무 걱정이 없을거다. 물론 “내가 더 멀리 있다”는 내부 경쟁이 치열해져 막말 경쟁이 벌어질 우려는 있겠지만. 하지만 야당 내부에서도 “결코 다 된 밥은 아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점, ‘박근혜와 누가 더 먼가’ 경쟁에선 불리한 반기문 전 사무총장의 지지율이 선두권인 점을 보면 그게 그렇지만은 않은 게 틀림 없다.
 
야당이 대선에서 이긴다면, 예를 들어 지금 지지율 1위를 달리는 문재인 전 대표가 당선된다면, 아마 많은 것이 바뀔 거다.
 
두 정권에 걸쳐 청와대에 포획당했던 공영 언론이 정상화 될 것이다. 쫓겨났던 언론인들이 다시 펜을 잡을 것이다. 인권위 같은 ‘국가의 왼손’들이 다시 기지개를 켤 것이다. 검찰이나 국정원 같은 권력기관에서 제 목소리를 내려다 좌천 당한 인사들이 제 자리로 돌아갈 것이다. 개혁적인 ‘OB’들이 수뇌부에 앉게 될 것이다. 문 전 대표가 이미 약속한 사안들이고, 이 정도는 어찌 보면 힘든 일도 아니다.
 
그런데. 부동산 문제는 어찌할지 모르겠다. 대출끼고 오피스텔 두 채 사서 임대사업자로 등록해 월세 놓고 사는 70대와 그 오피스텔에 월세 주고 사는 20대의 갈등은 어떻게 해결 할 것인가? 모든 걸 다 지원하겠으니 연봉 4000만원 짜리 일자리를 같이 만들자는 광역단체와 “그렇게 되면 나중엔 우리 연봉도 인하 압력을 받을 것”이라며 막아서는 자동차회사 정규직 노조의 갈등은 어떻게 조정해야 하나? “북유럽은 대학 등록금, 기숙사비는 공짜나 다름없다. 우리도 그렇게 하자. 그런데 당사자들이 반대하는 대학 구조조정은 안 된다”는 청년들의 목소리는 수용할 능력이 있나? 야당 소속 시장들이 앞장서 주장하는 지하철 노인 무임승차 분에 대한 중앙정부 보조는 들어줄 수 있나.
 
이 질문들에 대해 대한 답이 “어찌 됐건 정권교체가 제일 중요하다”, “그래서 내가 대통령이 되려고 하는 거다”, “이해당사자들의 여론을 잘 수렴해 판단할 사안들이다” 식이라면 문제다.
 
심지어 “지금 상황에서 이런 걸 따지는 너는 누구 편이냐”, “작살 낼 사람들 작살내는 게 제일 중요하지 다른 건 중요한게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종주먹을 을러대는 사람들도 언듯언듯 보인다.
 
바로 그 사람들이 실은 정권교체의 걸림돌인 걸 어떡하나.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