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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저리 외화자금 조달 길 열렸다

신용도 높은 증권금융 창구로 증권사 외화조달 숨통 기대

2017-01-02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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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증권사들이 그동안 은행에서 비교적 고금리에 빌릴 수밖에 없던 외화자금을 저리에 빌릴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금융당국이 최근 한국증권금융에 외화자금 관련 신규 업무를 승인하면서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금융은 지난달 27일 금융위원회로부터 '외국환 업무 및 증권투자금융 업무' 승인을 받았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이르면 올 상반기부터 증권금융으로부터 국책은행 외화조달 금리 수준에 대규모 외화를 조달할 수 있게 됐다. 
 
전문가들은 국내 금융투자업계의 해외투자가 가속화한 가운데 증권사들의 외화조달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고 있다.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성장한 대형증권사들이 향후 글로벌 IB로 발돋움하는 데 있어 크게 기여할 것이란 전망이다. 
 
정부의 초대형 IB 육성방안으로 외국환 업무는 확대됐지만 외화자금 조달 문제에 있어선 신용도 낮은 증권사들은 은행으로부터 상대적으로 비싼 금리를 주고 빌릴 수밖에 없어 제한적이었기 때문이다. 외화자금 조달 수요가 갈수록 커진 반면 진입장벽이 높은 은행간 시장인 탓에 동력이 떨어진 것도 사실이다.
 
금융투자협회 고위관계자는 "증권금융을 통해 저리로 외화대출이 가능해져 해외 프로젝트 투자나 인수합병(M&A) 등 외화자금을 기반으로 투자하는 데 있어 규모와 비용 면에서 큰 혜택이 가능할 것"이라며 "글로벌 IB들과의 진검승부에 있어서도 '좋은 무기'를 갖게 된 셈"이라고 말했다. 
 
특히 증권금융이 정부 신용등급 수준의 높은 신용등급을 보유했다는 점은 기대감을 높인다. 실제 증권금융은 무디스로부터 수출입은행, 주택금융공사, 산업은행, 중소기업은행 등과 동일한 'Aa2' 등급을 받고 있다. 국내 유일 증권사 투자자 예탁금 예탁기관으로서 공적인 역할을 통해 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갖고 있음을 고려한 결과다.
 
업계 관계자는 "증권금융을 증권사 외화자금 조달 창구로 열어주자는 논의는 지난 2015년 말부터 장기간 검토되고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대형IB 업무 다각화를 위해 해외투자 업무를 확대하려면 외화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필수인데 신용도 높은 증권금융으로부터 저리에 외화를 조달함으로써 코스트 경쟁력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투협은 현재 증권사들이 증권금융으로부터 외화자금을 조달하는데 필요한 세부방안을 확정하고 정관개정을 마친 상태다. 다만 외국환거래규정과 관련한 세칙개정에 대한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의 마지막 인가 절차가 남아 있어 최종 통과 기간을 고려하면 빨라야 6월 본격 시행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들이 그동안 은행에서 비교적 고금리에 빌릴 수밖에 없던 외화자금을 저리에 빌릴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금융당국이 최근 한국증권금융에 외화자금 관련 신규 업무를 승인하면서다. 사진/뉴시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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