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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종

작년 주택시장 대장주 '재건축'…올해는 "글쎄"

악화된 시장 상황에 올해 조정은 불가피할 듯

2017-01-05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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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작년 한해 고공행진을 이어오다 막판 정부 규제에 한풀 꺾인 모습을 보인 서울 아파트값의 주요 변수는 역시 재건축이었다. 최근 연이은 하락세로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는 모습이지만 지난해 서울 자치구 중 높은 집값 상승률을 보인 지역은 모두 재건축의 수혜를 입었다. 하지만 올해는 하락폭을 만회할 초반 상승 호재가 없어 재건축 단지들도 약세가 예상된다.
 
5일 KB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2016년 서울 자치구별 아파트값 상승률을 비교한 결과 마포구와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양천구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각 자치구별로는 마포구가 강남 3구를 제치고 5.9%의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송파구(5.69%), 서초구(5.56%), 강남구(5.29%) 등이 뒤를 이었다. 양천구도 5.05% 오르며 5% 이상 오른 지역에 이름을 올렸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평균 매매가 상승률은 1.5%에 불과했고, 서울 평균 역시 4.22%에 그쳤다.
 
이처럼 높은 아파트값 상승률을 보인 자치구들의 공통점은 재건축 아파트 단지들을 품은 지역이라는 점이다. 11.3 부동산 대책 이후 재건축 시장이 주춤하며 하향세에 접어들긴 했지만, 연초부터 10월까지 꾸준했던 상승세가 연말 하락폭을 상쇄했기 때문이다.
 
작년말 정부 규제 발표 전까지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를 주도했던 재건축 단지들이지만, 마땅한 호재 없는 올해는 조정을 피할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안개가 짙게깔린 서울 강남 재건축 단지 전경. 사진/뉴시스
 
당초 작년 서울 아파트값에 대한 전망은 밝지 않았다. 특히, 연초에는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등의 악재에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들을 중심으로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를 이끌었다. 
 
이에 따라 작년 10월 서울 아파트값은 3.3㎡당 1877만원을 기록, 전고점인 2010년 3월(1848만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서울 25개구 가운데 절반 이상인 14개구가 전고점을 경신할 정도로 높은 상승세가 이어졌다.
 
마포구는 강남 3구 상승률을 웃도는 지역구에 걸맞게 망원동과 성산동, 대흥동, 신수동 등 다양한 지역에서 재건축 아파트들이 높은 몸값 상승폭을 기록했다. 작년 1월 3억8500만원에 거래되던 성산 시영아파트는 9월 들어 4억4000만원까지 오르며 8개월 새 14.2%의 오름폭을 보이기도 했다. 
 
이 같은 재건축 단지 호재에 힘입어 전셋값 역시 1년 새 6.48% 오르며 전국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전셋값 평균 상승률은 1.65%, 서울은 2.85%였다.
 
강남권도 재건축 활황의 불을 당긴 래미안에스티지를 보유한 서초구를 비롯해 고분양가 논란에도 청약 광풍을 불러온 디에이치아너힐즈가 있는 강남구, 잠실주공5단지가 위치한 송파구 등이 재건축 단지 덕을 톡톡히 봤다. 
 
이밖에 내년부터 재건축 가능한 목동 아파트단지들이 몰린 양천구도 재건축 호재에 서울 평균을 넘는 오름폭을 기록했다. 
 
이처럼 연말 악재에도 불구하고 작년 아파트값 상승을 주도한 재건축이지만 올해는 상황이 녹록치 않아 보인다. 정부 공공 택지 공급 축소 계획에 재건축 아파트의 매력이 여전하기는 하지만 규제 강화와 낮은 경제성장률, 국내 정세 등의 악재에 연초부터 두드러진 조정이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장기적 관점에서 재건축 아파트의 상승 요인은 충분하지만 현재 부동산 시장에 호재로 꼽을 수 있는 것이 전무하다고 할 수 있는 만큼 재건축 아파트들도 다른 곳들과 마찬가지로 당분간 조정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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