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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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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준 회장, 대표이사 선임 앞두고 자격 논란

횡령혐의로 1심서 유죄, 등기이사직 유지 불투명…갤럭시아 실패 재연 우려도

2017-01-2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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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재영·최병호 기자] 조현준 효성 회장에 대한 자격 논란이 거세다. 재판이 진행 중이라 결과에 따라 등기이사직을 유지하는 것조차 불확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조 회장은 현재 항소심을 진행 중이다. 회삿돈 16억여원을 술값과 귀금속 구입 등 개인 용도로 유용한 횡령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다. 형제간 갈등도 그가 풀어야 할 숙제다.  
 
22일 효성 및 재계 등에 따르면, 조 회장은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된다. 효성은 2월 이사회를 소집, 주총 일자를 확정한다. 하지만 1심에서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아 최종심에서 형이 확정될 경우 현행법상 등기이사직을 유지할 수 없다. 효성 바람대로 집행유예로 풀려난다고 해도 대법원 판결까지 출국이 금지돼 해외사업 차질이 불가피하다. 조 회장의 자백도 있어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때문에 주주총회에선 조 회장의 대표이사 선임 안건에 대한 의결권 자문기관들의 반대 권고가 예상된다. 경제개혁연대는 조 회장 취임식이 있던 16일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두 번이나 기소돼 유죄를 선고받고도 아무런 반성도 하지 않는 조 회장은 회장직을 맡을 자격이 없다"며 비판 여론 조성을 주도했다. 특히 올해에는 기관투자자가 기업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스튜어드십 코드가 도입되는 등 주주들의 반대표도 배제할 수 없다. 2014년 주주총회에서 조석래 회장 등의 대표이사 재선임을 반대했던 국민연금공단의 의결권 행보도 변수다.
 
조현준 회장의 경영능력에 대한 자질 논란도 있다. 그룹 내 또 다른 그룹으로 불린 '갤럭시아'는 대표적인 그의 실패작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던 e-삼성과 비견된다. 갤럭시아컴즈를 비롯해 계열사들이 자본잠식 등에 빠지면서, 그에 따른 부담은 부친인 조석래 회장과 효성이 져야 했다. 효성 계열사가 동원돼 총수일가 회사를 지원하는 것에 대한 배임 논란도 뒤따랐다. 또 효성으로부터의 지분 헐값 매각과 일감 몰아주기 등 재벌 승계과정에서 보였던 전형적인 편법들도 등장했다.
 
 
효성이 갤럭시아포토닉스에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유상증자 형태로 지원한 자금만 745억원. 결국 효성은 이 회사의 지분 82.9%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되면서 빚만 떠안았다는 비판이 안팎에서 일었다. 또 2014년 효성의 자회사 효성투자개발은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가 발행하는 12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에 300억원 규모의 담보를 제공했다. 당시 이 회사의 최대주주는 조현준(지분 62.78%)으로, 나머지도 특수관계인 등으로 구성돼 있어 사실상 효성과 단절된 개인회사였다.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는 조현준 회장이 2001년 지분 100%를 취득해 계열편입한 효성ITX로부터 2006년 분할해 설립된 회사다. 분할 직후 효성은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의 보통주와 우선주를 모두 제3자에게 매각하고 조 회장이 1년 뒤 다시 그 주식을 사들였다. 이 과정에서 헐값 매각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는 일감몰아주기를 통해 성장하면서 조 회장에게 한때 40%가 넘는 지분투자 수익률을 안기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그의 동생인 조현문 변호사는 "조(현준) 사장은 섬유, 화학 등에는 당초 관심도 없었다. LA 부동산 사고 이후에는 효성이 망한다며 갤럭시아그룹을 차려 나가겠다고 했다"며 "그래서 회장님께서 갤럭시아를 차려줬지만 결국 망하고 다시 돌아왔다"고 비판한 바 있다. 갤럭시아그룹에 대한 효성의 조직적 지원에 대해서는 "불법자금을 퍼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가문과 인연을 끊고 외곽에서 날선 비판을 해온 조 변호사를 끌어안는 것도 형이자 그룹 회장으로 올라선 조 회장의 몫이다.  
 
조 회장은 그룹 경영권 승계와 동시에 섬유, 중공업 등 주력사업 외에 다시 IT 신사업을 키우는 데 열중하고 있다. 주력 사업에서 확보한 여유자금을 IT 신사업 육성에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효성이 지난해 사상 최대실적이 예상되는 등 재무상황이 호전됐지만 부채비율이 여전히 높아 과거와 같은 경영실패가 재연될 것에 대한 우려도 제기한다. 효성의 부채비율은 2014년말 372%, 2015년말 304%에서 지난해 3분기말 기준 264%까지 낮아졌지만 여전히 200%를 넘어 안정권에서 벗어나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2016 상장기업 지배구조 평가에서 효성이 최하 등급인 D를 받은 것을 근거로 "자격 없는 지배주주 일가가 회사를 사유화하고 있기 때문에 지배구조 분야에서 최악의 평가를 받고 있다"며 그간의 행태에 대한 반성을 촉구했다.
 
이재영·최병호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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