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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택

조선업 한파, 경남·울산 '집값' 폭락 '실업률' 상승

"조선밀집지역 3조7천억 지원해 경제 안정화 나서"

2017-01-08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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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조선산업이 최근들어 최악의 불황을 맞으면서 대형 조선소가 위치한 경남 거제와 울산 지역경제가 붕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조선소 구조조정 탓에 실업률이 급증하고, 소비심리 위축이 인근 자영업자들로 전이되고 있다. 지난해 상승했던 부동산 집값도 연말부터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가파르게 떨어져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조선업밀집지역의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지난해 12월23일 울산 동구 동울산종합시장 일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8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일 올해 선박 수출이 지난해보다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조선업의 수주량이 많지 않은데다 수주잔량이 급격히 감소해 올해 하반기쯤 일감이 바닥날 것으로 예측했다. 여기에 해양플랜트 인도지연 및 계약취소까지 이어질 경우 수출전망은 더욱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해운선사와 에너지 회사들의 발주 역시 꽁꽁 얼어붙을 전망이다. 영국의 해운조사기관인 클락슨은 올해 선박 신규 발주량이 지난 5년간 연평균의 30% 수준인 790척 수준으로 예상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형 조선사들이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과 사업 재편에 따른 분사에 속도를 내면서 지역경제까지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올해 들어 그 심각성은 더욱 부각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이른바 조선 빅3에서만 지난해 8000여명 이상이 회사를 떠났다. 이 수치 역시 경기에 더욱 민감한 중소 협력사를 제외한 것이다. 조선업 밀집 지역인 울산, 경남은 지난해 실업률이 모두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10월 기준 현대중공업(009540)과 현대미포조선이 자리잡은 울산의 실업률은 1.4% 포인트 상승하면서 전국 16개 시·도 중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규모가 잡은 사업단위의 경우 수치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량 실업이 더 심각하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지역경제 역시 직격탄을 맞은 상태다. 소비심리가 급속히 위축되면서 지난해 울산과 경남의 소매판매는 2015년과 비교해 각각 2%와 1.1% 감소했다. 이와 함께 조선소가 있는 거제·창원·통영 등의 부동산 집값도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지난해 12월 21일 KB국민은행이 발표한 전국 부동산 분석을 보면 지난해 전국 아파트값은 1.41% 올랐지만, 대우조선해양(042660)삼성중공업(010140)이 위치한 거제 아파트 값은 4.55% 크게 하락했다. 인근 창원과 통영 역시 각각 1.60%, 0.34% 떨어졌다. STX조선소가 있는 창원시 진해구는 2.11% 하락하면서 창원시 평균을 밑돌았다. 
 
이들 지역의 경기침체가 심화되면서 실업률이 늘고, 소득이 줄어 주택 구매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최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거제와 통영 평균 1순위 청약 경쟁률은 1대 1도 넘지 못했다. 거제는 0.62대 1, 통영은 0.96대 1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 큰 문제는 올해다. 조선 3사가 본사 인력만 2015년 6만2000명에서 2018년 4만2000명 수준으로 줄일 계획이어서 구조조정에 따른 파장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올해 부동산이 떨어지고, 실업률 증가, 여기에 부채까지 3대 악재가 겹칠 경우 서민들의 체감 경기는 지난 1997년말 IMF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정부는 조선업 침체로 동반 여러움을 겪는 조선밀집지역을 회생하기 위해 올해 2조7000억원, 오는 2020년까지 3조7000억원을 투입해 위기극복에 나설 계획이다. 우선 1조7000억원 규모의 특별 금융지원을 통해 조선연관업종의 경영안정화에 나선다. 이와 별개로 1조원 규모의 대체 일감을 발굴할 방침이다.
 
또 지역경제 안정과 활성화를 위해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저리 경영안정자금(변동금리 2.08%)·전환대출(금리 5%) 등의 융자재원 6000억원도 준비된다. 조선밀집지역 관광산업 육성과 전통시장 시설 현대화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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