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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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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억원대 비자금 조성' 롯데 "공소사실 특정하라"

"비자금 사용 시점·액수 불특정"…검찰 "증거인멸 시도, 입증책임 전환"

2017-01-09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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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홍연기자] 롯데그룹 경영 비리와 관련해 비자금 302억원을 조성해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롯데건설 관계자들이 검찰에게 공소사실 특정을 요구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재판장 유남근)의 심리로 9일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이창배(70) 전 롯데건설 대표의 변호인은 “비자금 사용 시점과 액수가 특정돼 있지 않다”며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를 위해 공소사실 명확히 해 달라”고 밝혔다. 
 
이에 검찰은 “범죄 개개의 행위에 관해 구체적으로 특정하지 않더라도, 이 사건은 하도급 업체에 공사 대금을 부풀려 지급한 뒤 차액을 되돌려 받은 것으로 시기·범행방법·피해자·피해액 합계금 등이 드러나 공소사실이 특정됐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수사과정에서 비자금 중 합법적인 용도로 쓴 것에 대한 자료 제출을 여러 차례 요구했으나 피고인 측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고, 검찰 수사착수 이전에 조직적인 증거인멸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경우 형사재판이지만 사용처에 대해 피고인이 소명해야 하는 입증책임 전환문제”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302억원 부분에 대해 피고인 측이 진술하지 않고 관련 서류가 없다면, 검찰은 방법이 없는 것이 사실상의 한계”라고 말했다. 이어 “통상적으로 피고인 측에서 사용처에 대해 주장하고 검찰이 그 부분을 탄핵하는 식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며 "다음 준비기일까지 진행방법에 대해 변호인과 검찰의 의견을 밝혀달라"고 밝혔다. 
 
이 전 대표와 하모(59) 롯데그룹 부사장 등 롯데그룹 임원 4명은 2002년 1월부터 2013년 4월까지 총 73개 하도급 업체와 공사대금을 부풀려 하도급 계약을 체결한 뒤 차액을 돌려받는 등의 방법으로 비자금 302억원을 조성해 대관 업무 등에 쓴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로 기소됐다. 
 
이들은 하도급 업체들로부터 공사대금 차액을 반환받았음에도 상당액을 정상적 공사대금으로 지급한 것처럼 과세표준금액을 신고해 26억원 상당의 법인세를 포탈한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조세 등)도 받고 있다. 2차 공판준비기일은 2월 6일 진행된다. 
 
사진/뉴시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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