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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현정

PBS 시장 위협하는 KB증권, 점유율 8% 육박

신규 헤지펀드 계약 '독식'…신한금투 가세로 경쟁격화

2017-01-09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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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KB증권이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에서 프라임브로커서비스(PBS) 점유율을 8%까지 끌어올리면서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1년여 전만 해도 1% 점유율에 불과했던 현대증권이 KB투자증권과의 합병으로 통합 KB증권 시너지를 본격화, 빠르고 공격적인 영업력을 보이면서 PBS 시장 경쟁은 격화할 전망이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과 PBS 계약을 맺은 한국형 헤지펀드 순자산총액은 6일 현재 5356억원(7.9%)으로 점유율 8%에 육박한다. 현재 PBS 시장은 NH투자증권(005940)(34.0%)이 시장 3분의 1을 독점하는 구조이며 삼성증권(24.1%), 미래에셋대우(19.7%), 한국투자증권(14.2%)이 '3중' 체제를 굳힌 상태다. 
 
PBS는 헤지펀드에 증권대차, 신용공여, 각종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표적인 투자은행(IB) 업무다. 헤지펀드 운용사가 시장 상황에 관계없이 안정적 수익을 낼 수 있게 도와주는 조력자와도 같다.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증권사만이 영위할 수 있는 영역으로 최근 신규 헤지펀드 설립이 급증하면서 PBS 사업이 가능한 대형증권사들의 헤지펀드 계약 선점을 위한 물밑경쟁이 치열하다. 
 
점유율이 1%에도 못 미치던 KB증권이 약진할 수 있었던 것은 지난해 말부터 잇따라 신규로 헤지펀드 운용업을 시작한 신영증권과 아울자산운용, 대덕자산운용 헤지펀드의 PBS를 맡으면서다. 실제 지난 12월 이후 신영증권과 토터스자산운용, 아울·대덕·수성자산운용 등 총 5개 헤지펀드 운용사가 새로 진입한 가운데 이들 중 3곳과의 계약을 모두 KB증권이 따낸 것이다. 
 
시장은 KB증권이 최근 외부에서 PBS 전문인력을 수혈한 것이 신의 한 수가 됐다고 보고 있다. 한 헤지펀드 운용업계 관계자는 "KB증권이 최근 한국투자증권에서 김택수 팀장을 영입했고 공들여 개발한 매매시스템을 통해 파트너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PBS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네트워크고 네트워크는 결국 사람으로 귀결된다는 점에서 당분간 경쟁력은 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헤지펀드 시장의 추세적인 성장세는 향후 PBS 시장의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감지되는 이유다. 지난해 말 현재 헤지펀드 운용사는 67개, 헤지펀드 개수는 250개다. 지난 2015년 말 신규 운용사가 가세하기 이전 15개 운용사와 42개 헤지펀드가 설정됐던 것과 비교하면 양적 성장은 폭발적이었다. 지난 한 해 동안만 3조6000억원 이상 증가하며 현재 6조6500억원을 기록 중인 헤지펀드 설정액은 올해 8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점쳐진다. 
 
증자를 통해 자기자본 요건을 갖춘 신한금융투자가 이르면 2월쯤 PBS 시장 경쟁에 뛰어든다는 점도 이 같은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다. 지난해 증자 이전부터 준비팀을 꾸려가며 PBS사업본부를 신설한 신한금융투자는 신규 운용사들을 집중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앞서 ARS(롱숏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상품 출시 경험을 바탕으로 운용업계와 네트워크를 쌓아온 만큼 빠른 시일 내에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PBS 시장 등장 전이라 추측만 가능하지만 기존 ARS 상품을 통한 파트너 운용업계가 있기 때문에 고객 확보에 있어 경쟁력은 클 전망"이라고 말했다. 
 
KB증권이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에서 프라임브로커서비스(PBS) 점유율을 8%까지 넓히면서 PBS 시장에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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