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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민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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놓을 수 없는 믿음에 대하여...

2017-01-04 17:42

조회수 : 2,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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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여름 제주도 최남단 마라도에서 승객을 다시 태우기 위해 돌아오는 배를 찍었다. 사람들이 작은 섬 마라도에서 편하게 놀 수 있었던 것도 어쩌면 우리를 다시 육지로 데리고 갈 배가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돌아올 거라는 믿음이 무너지는 순간 내 입안에서 알싸한 향기가 돈다.
돌아오지 않는 것에 대한 원망일까, 끝까지 믿음을 놓지 못한 바보스러움에 대한 한탄일까.
믿음을 쉽사리 놓는 사람들의 결단에 박수를 보내며 내 믿음은 오늘도 시리다.
 
사람에 대한 믿음도 열정에 대한 믿음도 거대한 시간 앞에서는 한줄기 바람이다.
어른이 되어간다는 것이 믿음을 쉽게 놓을 수 있다는 것의 다른 의미일지도 모른다.
돌아오는 저 배 앞에서 오늘도 믿음을 놓지 못하는 나는 아직 어른이 아닌지도 모르겠다.
 
                                                                                                                                 photoby 최용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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