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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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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원 대표 "정부 약속 믿고 뛰어든 대북사업, 보상 이뤄져야"

북한산 'Non-GMO 콩' 고추장·된장 한 때 '인기'…"북에 두고 온 설비·원료 생각하면 한숨만"

2017-01-11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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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한영기자] 된장·간장 등 ‘장류’ 생산·유통업체인 해중실업 권대원 대표는 최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앞을 찾는 일이 잦았다. 권 대표를 비롯한 남북경협기업비상대책위원회·금강산기업협의회 소속 기업인들이 지난해 10월4일부터 100일 일정으로 최근 수 년 간 대북사업길이 막힌데 대한 정부의 보상을 요구하는 철야농성을 이어왔기 때문이다.
 
권 대표는 11일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2010년 5·24 조치로 대북 교역길이 갑자기 막힌 후 북한에 두고 온 설비만 해도 몇십만 달러 규모”라며 “정부의 약속을 믿고 뛰어든 결과가 이렇게 되어버렸다”고 토로했다.
 
본래 한약재 유통업을 하던 권 대표가 대북사업에 뛰어든 것은 지난 1990년대 초부터다. 권 대표는 “당시에는 정부가 대북사업을 권장·격려하고 행정적 지원도 많이 해줬다”며 “당시 관세청 통관관리국장이 대북 사업자들 앞에서 ‘어려운 것이 있으면 도와줄테니 열심히 하라’고 하던 시절이 있었다”고 돌아봤다. 대북사업 초기에는 한반도 내에서만 자생하는 한약재 ‘백복령’이 도움이 됐다.
 
이 과정에서 권 대표는 유통 품목을 한약재에서 된장·간장·고추장 등으로 다변화했다. 국내 소비자들의 반응도 좋았다. 북한 현지에서 재배한 유전자변형을 가하지 않은 콩(Non-GMO콩)을 사용하고, 각종 첨가물을 넣지 않은데다 가격도 저렴했기 때문이다. 탈북자나 실향민은 물론 일반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좋아 롯데마트·하나로마트 등에 입점하기도 했다. 그는 “매출 규모도 가장 많이 팔았을 때는 연 5억원 정도 팔았다”고 밝혔다.
 
그러던 중 2010년 5월 정부가 내린 5·24 대북제재 조치는 마른하늘의 날벼락이었다. 그는 “발표(5·24 조치)가 나기 직전 통일부에서 ‘빨리 북한에 있는 물건이나 선 집행된 선수금 등을 회수하는 것이 좋다’는 식으로 언질은 줬다”면서도 “현지에 투입된 생산설비나, 부패 위험이 있어 가져오지 못하는 원료는 그대로 놔둘 수밖에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이로 인해 북한에는 권 대표가 넣어둔 생산설비와 300여톤의 제품이 그대로 남아있는 상태다.
 
이 와중에 엎친데 덮친격으로 그나마 국내로 들여온 된장·고추장 판매가 신통치 않아지는 문제까지 겹쳤다. 어디선가 ‘5·24 조치로 대북 교역길이 막혔는데 어떻게 북한 제품이 팔리냐’며 신고를 하는 통에 경찰서 보안과에서 수차례 찾아오기도 했다. “교역길이 막히기 전에 들여왔던 것이 남아있는 겁니다. 경찰들이 올때마다 합법적으로 생산되는 것을 증명하는 서류를 보여주면 문제없이 지나가는데, 그 때 뿐입니다. 오죽하면 경찰청 감찰실에 항의한 적도 있습니다.” 그렇게 현재 남아있는 제품이 300톤 정도다.
 
11일까지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농성을 진행한 권 대표를 비롯한 대북사업 종사 기업 대표들의 요구는 간단했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이 받았던 것과 동등하게 보상을 해달라는 것이었다.
 
권 대표는 향후 남북관계가 좋아지면 막혀있던 대북 교역길이 다시 살아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북한 쪽에서도 우리측 판로를 필요로 하는 점이 있습니다. 오래된 사람을 신뢰하기도 하고요. 지금은 접촉 자체가 불허된 상황이라 답답하기만 합니다.”
 
해중실업 권대원 대표가 인터뷰 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앞에 설치됐던 농성장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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