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이종호

(금리 인상기 대비 비상)②보험사, 채권평가 손실은 건전성 타격

자본확충 통해 RBC 악화 대비…자산운용 수익률 개선 기회

2017-01-13 08:00

조회수 : 4,204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뉴스토마토 이종호기자] 보험사들은 지난해 말부터 금리상승 기조가 이어지면서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해있다. 금리 인상으로 자산운용 이익률은 개선되지만 반대로 채권 평가이익이 감소해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은 하락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은 자본확충과 올해 예정된 국고채 50년물 발행에 기대를 걸고 있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금리상승 분위기에 보험사들의 RBC 비율 관리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금리 인상으로 채권평가이익 규모가 줄면서 자기자본 감소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RBC비율 규제가 강화되고 있어 자본감소에 따른 큰 폭의 건전성 하락이 예상되고 있다.
 
채권 자산이 많은 보험업권의 경우에는 금리 인상으로 채권 평가 이익이 낮아지면 자본확충에 나서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시장금리가 오르면 채권 평가이익이 낮아져 RBC비율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보험사의 우려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지난 11일 국고채 금리가 일제히 상승했다. 국고채 금리가 상승하면 채권값은 하락하게 된다. 이날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6bp 오른 연 1.653%로 마감했다. 1년물과 5년물은 각각 0.3bp, 1.0bp 상승했고 10년물과 20년물은 각각 2.2bp, 2.6bp 올랐다. 30년물과 50년물은 각각 2.4bp, 2.3bp 상승 마감했다.
 
보험사 관계자는 "금리가 오르면 기존에 가지고 있던 채권에 대한 평가 낮아져 RBC비율이 하락한다"며 "RBC비율을 올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본확충" 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보험업계에서는 금리가 50bp(1bp=0.01%포인트) 상승할 경우 상장된 주요 생보사들 자본이 1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삼성생명(032830)은 4조3740억원, 한화생명(088350)은 1조4470억원, 동양생명(082640)은 410억원의 자본이 각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대적으로 생보사보다 자본 규모가 적은 손해보험사들의 경우 삼성화재(000810)가 1조2250억원, 동부화재(005830) 6300억원, 현대해상(001450) 1740억원, KB손해보험(002550) 2360억원, 메리츠화재(000060) 1470억원의 자본 감소가 불가피하다.
 
이렇게 되면 12월 말 RBC비율은 삼성생명 343%, 한화생명 290% 등 9월보다 30~40% 이상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은 유상증자와 신종자본증권 등을 통한 자본확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화생명(088350)은 올해 5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예정이며, 동양생명과 KB손해보험 역시 지난해 말 각각 6250억원과 1700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한 바 있다.
 
금리 상승에 따른 RBC비율 하락을 막는 가장 편한 방법은 매도가능증권을 만기보유증권으로 재분류하는 것이다. 하지만 채권 계정은 3년이 지나야 재분류할 수 있어 시간이 필요한 회사들이 많다. 
 
결국 해결 방법은 유상증자와 후순위채 발행 등을 통한 자본확충이다.문제는 금리상승은 후순위채 발행과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한 보험사들의 자본확충 노력에도 걸림돌이다. 후순위채 발행 금리가 올라감에 따라 금융비용 부담이 증가하게 된다. 올해 50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기로 한화생명도 애초보다 시기를 앞당겨 최대한 낮은 이자로 발행하는 상황이다.
 
금리상승에 발맞춰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준비도 해야 한다. 보험업계는 올해 높은 금리로 발행될 국고채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금리가 상승하면서 국고채 50년물이 지난해보다 높은 금리로 발행될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국고채 50년물은 올해 총 1조원 내외로 발행되고 상반기 내 한 차례 발행될 예정이다. 특히 부채 듀레이션 평균이 6.62년으로 자산 듀레이션(자금의 평균 회수기간) 평균 6.50년보다 긴 생명보험사들 입장에서는 국고채 50년물을 사들여 자산듀레이션을 최대한 확대해야 한다.
 
금융감독원도 현재 상황이 보험사 RBC비율에 영향이 클 것으로 보고 점검에 들어갔다. 지난달 21일 권순찬 금감원 부원장보는 보험사 리스크 담당 임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현재와 같은 금리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단기적으로 보험사 보유채권 가치하락으로 자본감소가 발생, 지급여력비율(RBC)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스트레스 테스트를 연 1회 이상 실시해 리스크요인에 선제 대응하라고 주문했다.
 
한승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시뮬레이션에 의하면 주요 보험사의 RBC는 17%까지 하락할 수 있다"며 "보험사들은 올해부터 후순위채나 신종유가증권을 활용한 자본 확충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
  • 이종호

  • 뉴스카페
  • email